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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XM3 물량 유치는 커녕…” 파업에 골머리 앓는 르노삼성

勞, ‘게릴라식 파업’으로 압박 지속…사측도 강경대응 시사
계속된 내분에 佛 르노그룹도 “싸늘”…XM3 수주권 스페인에 내주나

 

[FETV=김창수 기자] 새해를 맞았지만 르노삼성 노사 간 갈등 봉합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 측은 기습적 형태의 ‘게릴라식 파업’으로 생산라인 차질을 야기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르노 본사는 XM3의 유럽 수출 물량 수주권을 두고 르노삼성 부산공장과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을 계속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8일 오후 새해 첫 협상에 나섰지만 기본급 인상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별다른 성과 없이 협상을 마쳤다. 노조는 기본급 8% 인상과 노조원에게만 매년 통상임금의 2% 추가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후 야간 근무조 대상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고 이튿날인 9일에도 주간 근무조 2시간씩 부분파업과 야간 근무조 8시간 전면파업 지침을 내렸다.

 

회사 측은 노조가 파업을 중단해야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파업으로 이후 협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로 지난해 연말까지 예고 파업을 벌인 뒤 새해 들어서도 2일을 제외하고 매일 파업을 계속해왔다. 특히 이번 주부터는 파업을 중단하고 협상을 재개키로 한 상황에서 8일과 9일 잇따라 기습 파업에 나서면서 향후 협상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

 

더욱이 노조는 새해 들어서 ‘게릴라식 파업’ 형식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미리 알리지 않은 채 당일 파업 지침을 내리고 파업 방식도 근무 조를 2∼3개 조로 나눠 조별로 1∼2시간씩 기습파업을 벌이는 형태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임금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회사에는 전체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을 유발해 전면파업과 맞먹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단일 생산라인에서 여러 종류 차량을 혼류(混流) 생산하는 르노삼성 부산공장 특성상 한 공정에서 차질이 발생하면 라인 전체에 파급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측은 이에 맞서 10일 야간 근무조에 대해 부분 직장폐쇄에 들어간다고 밝히며 ‘강수’를 뒀다. 회사는 기습 파업 당시 노조원 70% 이상이 정상 출근하는 상황에서도 생산량이 평소의 20%에도 못 미쳐 생존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내부 갈등이 장기화하며 르노삼성에서 올해 국내 출시 예정인 신차 XM3에 대한 뒷말도 무성하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XM3의 시험 생산을 시작했으며 국내 출시 일정을 내달께로 조율하고 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XM3는 르노삼성의 부진을 해소할 기대주로 꼽힌다.

 

당초 르노삼성은 XM3의 수출 물량 배정을 지난해 말까지 확정짓는다는 계획이었지만 아직 들려오는 소식은 없다. 되레 노사갈등 상황으로 인해 물량 수주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본사인 르노그룹의 시선도 싸늘하다. 르노그룹은 생산 차질을 수년째 반복하는 르노삼성을 지난해 ‘관리 사업장’으로 지정했다. 믿을 수 없는 사업장이니 유럽향 XM3 생산을 맡길 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올해도 파업이 계속되며 르노그룹의 ‘박한 평가’가 더 힘을 얻는 모양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대신할 XM3 수출물량 생산 배정지로는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이 계속 거론된다. 생산설비를 갖춰야 하기에 비용과 시간은 필요하지만 파업 걱정 없이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공장에 맞먹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인건비보다 부담이 적고 유럽에 위치했기에 운송비도 적게 든다는 이점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르노그룹은 구조조정을 통한 르노삼성의 생산 효율화와 노사가 협력해 생산 안정성을 확보하기 바랐지만 두 가지 모두 이루지 못했다”며 “올해도 파업이 반복된 만큼 르노삼성이 XM3 수출 물량을 전량 수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