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클로즈업]허인 KB국민은행장, 60년대생 첫 행장 '1등 은행' 이끌다

 

[FETV=유길연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시중은행 첫 1960년대생 행장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허 행장의 영업 부문 능력은 국민은행을 ‘1등 은행’ 자리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금융계는 그 동안 보여준 허 행장의 리더십을 볼 때 그가 꿈꿔온 '국민은행=1등 은행'도 롱런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뛰어난 기관영업 능력...장기신용은행 출신 약점 불구 '승승장구' 

 

허 행장은 1961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동네 수재로 불리던 허 행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졸업 후 곧장 은행권에 발을 들여놨고 뼈속까지 은행원이 되는 금융인을 길을 걷기 시작했다.

 

허 행장은 1988년 기업금융 특화은행인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한 뒤 기관영업을 주로 맡아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1999년 장기신용은행의 통합을 통해 국민은행에 합류했다. 허 행장은 장기신용은행 출신들이 소매금융 위주였던 국민은행에서 대거 떠난 것과 달리 그 동안 쌓아 올린 노하우와 탁월한 업무실적으로 발판삼아 승승장구했다.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 당시 전산통합 추진을 맡았다. 합병 이후엔 여신프로세스 선진화를 위해 추진한 종합정보시스템(ACRO) 개발 태스크포스팀 팀장을 역임하며 정보통신기술(IT)분야 경험을 쌓기도 했다. 

 

그 뒤 대기업부 부장, 동부기업금융지점장, 삼성타운대기업금융지점 수석지점장 등 기업금융 분야를 주로 맡았다. 2013년 7월 여신심사본부 상무로 승진했다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14년 11월 취임한 뒤 실시한 첫 인사에서 경영기획그룹 전무 겸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탁됐다.

 

2015년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 시절 윤종규 회장으로부터 카카오뱅크 설립을 위해 카카오와 사업제휴를 할 것을 주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국민은행이 주주로 참여한 카카오뱅크 설립 컨소시엄은 2015년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았다. 

 

허 행장의 기관영업 실력은 2016년 부행장에 오른 뒤에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영업그룹 부행장에 오른 뒤 국민은행은 2016년 아주대학교병원, 2017년 서울적십자병원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됐다. 또 국민은행은 2017년 초 신한은행에서 5년 동안 운영했던 경찰공무원 전용 ‘참수리대출’의 사업권을 따내 ‘무궁화 대출’을 만드는데 허 행장의 역할이 막대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의 인연...첫 60년대생 행장 기록으로 이어져

 

허 행장은 부행장 시절 보였던 능력을 바탕으로 2017년 11월 국민은행장에 올랐다. 당시 부행장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의 그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것이다. 허 행장이 국민은행장을 맡게 된 데에는 허 행장의 떡잎을 일찌감치 간파했던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역할이 컸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뒤 허 행장과 손발을 맞췄다. 허 행장이 전무일 때부터 실세(?)였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끈끈한 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KB금융은 2014년 ‘KB금융’ 사태로 홍역을 치뤘기 때문에 윤 회장의 눈에 위기타개 능력이 남다른 허 행장이 적임자로 인식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민은행 안팎의 전언이다. 국민은행은 사외이사와 KB금융지주의 주도로 전산시스템을 IBM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교체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건호 당시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감사가 절차상 하자 문제를 지적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내홍을 겪으면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극심한 내분 끝에 모두 사퇴하는 등 금융권 사상 최초로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동반 사태를 불러왔다. 이에 허 행장은 국민은행장 후보로 내정된 뒤 윤 회장의 경영철학을 따르겠다는 뜻을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윤 회장이 기존 인사에서 문제가 돼 왔던 ‘채널 싸움’을 불식시키기 위해 허 행장의 선임으로 이어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민은행장은 1채널(국민은행)과 2채널(주택은행) 출신이 아니면 넘보기 힘든 자리였다. 하지만 장기신용은행 출신인 허 행장을 국민은행장에 선임하면서 인사 문제에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법인영업 강화, 디지털화...'국민은행=1등 은행' 공식 만들다 

 

허 행장은 취임과 함께 '국민은행=1등 은행’ 달성을 위해 구체적인 비전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임기인 지난해 시무식에서 고객관리제도를 정비해 개인과 법인영업을 강화하는 목표를 제기했다. 허 행장은 이 뿐 아니라 디지털 창구를 늘리는 등 디지털금융의 의지도 국민은행 안팎에 피력했다. 

 

또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진출도 추진했다. 허 행장은 2018년 4월 미얀마와 캄보디아를 찾아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고 현장을 살펴보면서 ‘신남방 진출’을 모색했다.

 

이러한 허 행장의 릴레이 행보는 국민은행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2592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거뒀다. 이는 1년 전(2조1747억원)에 비해 4%늘어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올해 3분기에도 2조67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신한은행을 따돌리고 대한민국 1등 은행의 입지를 굳혔다. 

 

자산건전성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1분기에 117%를 기록해 처음으로 100%를 넘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100%가 넘으면 은행의 경영이 고정이하여신 규모로부터 자유로움을 뜻한다. 이후 올 3분기까지 110~120%대를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화 성과도 꾸준히 이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월 IT인력만으로 운영하는 인사이트 지점을 열었다. 같은 달 서울 교대역 인근에는 무인 셀프점을 신설했다. 디지털금융점은 올해 김포를 시작으로 남부터미널에 2호점이 생겼고, 오는 28일 송파 3호점이 신설된다. 내년에도 무인 셀프점과 디지털금융점은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비대면 채널은 ‘리브’를 시작으로 대화형 뱅킹 플랫폼 ‘리브똑똑’, 지역 내 평균 매출·이용고객 현황·유동인구 등 상권분석 데이터를 담은 ‘리브온’, 대출 전용 플랫폼 ‘KB스마트대출’ 등을 임기내 잇달아 선보였다. 지난 10월 말에는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가상이동통신망서비스 ‘리브M’을 출시했다. 

 

허 행장의 이같은 노력이 어필하면서 국민은행은 불황무풍 은행으로 승승장구했고, 허 행장도 지난달 1년 연임에 성공했다. 

 

■해외법인 강화와 노조 관계 정립은 숙제

 

하지만 허 행장의 앞날에 장밋빛만 있는 게 아니다. 허 행장이 지휘봉을 잡은 국민은행은 해외부문 경쟁력이 취약한 단점을 갖고 있다. 허 행장 입장에선 반드시 넘어야할 산인 셈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지난해 해외법인 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10배가량 늘어난 2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한은행이나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1위인 신한은행(2329억원)에 비해 10배 적은 수치다. 또 올 3분기에는 작년 동기에 비해 40% 줄어든 130억원을 기록해 여전히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또 계속되는 노조와의 갈등도 허 행장에게 부담이다. 최근 국민은행 경영진은 금융권 52시간 근로제 도입에 따른 초과근무 수당 문제로 노조와 분쟁을 겪고 있다. 작년 말에는 노조가 디지털화에 따른 인력 감축 반대와 처우개선을 이유로 19년 만에 대규모 총파업까지 벌어졌다.

 

허 행장은 장기신용은행 시절 노조위원장을 맡은 경력이 있지만 국민은행 노조와는 관계가 썩좋지 않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의 경우 허 행장이 영업그룹 부행장시절 직원에게 영업 압박을 가해 업무강도가 쎄졌다며 문제 제기를 한 적도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중 이틀동안 100킬로미터를 걷는 행군은 지금도 세인의 입장아에 오르내리는 '옥의 티' 다. 당시 국민은행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 신입사원들에게 행군 주기가 생리일이 겹치지 않도록 피임약을 나눠준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 연수프로그램은 ‘군대식 문화’라는 사회적 비판을 받았고 허 행장은 뜻하지 않게 구설수에 올랐다.

 

■허인 KB국민은행장 프로필

 

▲1961년 경남 진주 출생 ▲1988년 장기신용은행 입사 ▲2004년 국민은행 대기업팀 팀장 ▲2005년 국민은행 동부기업금융지점 지점장 ▲2008년 신림남부지점 지점장 ▲2012년 국민은행 삼성타운기업금융지점 수석지점장 ▲2013년 국민은행 여신심사본부 상무 ▲2015년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2016년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 ▲2017년 국민은행장 취임 ▲2019년 국민은행장 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