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조성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이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박현주 회장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제재 절차에 돌입했다.
20일 공정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미래에셋그룹 측에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격)를 발송하고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주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미래에섯컨설팅은 박현주 회장이 전체 지분의 48.6%, 친족이 42.2% 등 박 회장 일가가 91.8%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는 핵심 회사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포시즌스호텔서울과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CC) 등을 짓고 운용수익을 미래에셋컨설팅에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은 미래에셋생명 등 미래에셋 계열사가 전액 출자한 사모펀드가 5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조달해 지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이 호텔 관리를 맡으면서 임대차계약으로 임차료를 내는 대신 이를 제외한 호텔 운영 수익은 모두 가져가는 구조다.
공정위는 거래 과정에서 가격 산정, 사업기회 제공 등에 특혜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상가격에 비해 과도하게 수익을 얻고 있다고 것이다.
현행법상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운데 총수 일가 지분이 20~30% 이상인 회사는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으로 규제할 수 있다. 특히 제23조 2항은 대기업 총수일가가 계열사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심사보고서에는 이 같은 일감 몰아주기에 박 회장이 깊게 관여한 정황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보고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이르면 내년 초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수위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7년 12월 자산운용 인정검사를 하다 일감 몰아주기 정황을 포착해 공정위에 통보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재제 조치와 관련, "최근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받은 상태로 심사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의견서 등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