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이 말이 죽은 자와 관련 있다는 것을 잘 모릅니다. 마는 일이 잘되지 않게 방해하는 장애물입니다. 그런데 마를 파자(破字)하면 삼 마(麻)와 귀신 귀(鬼)입니다. 삼은 덩굴성 식물의 약초이고, 귀신은 아직 죽음이 완성되지 않은 자를 말합니다.
즉 마는 죽음이 완성되지 않은 자가 덩굴처럼 얽혀져 있는 것이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삶에 약초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호사다마라는 말은 죽은 자에 대한 존중이 잘 될 때 우리 일도 잘 풀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나 돌연사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죽은 줄 모릅니다. 그래서 평소처럼 가족에게 다가갈 경우 다른 가족 구성원을 죽음으로 끌게 됩니다. 그러면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생명이 위독한 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흔히 빙의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알고 있는 빙의는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이와 관련된 얘기는 추후 언급합니다) 또 선대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을 불미스럽고 치욕스럽다 하여 배척하거나 부정할 경우에도 죽은 자는 산 자의 주위를 배회합니다. 이 경우에는 죽은 자가 영면하고 싶어도 그러기 힘든 경우입니다. 그러면 산 자는 이상하게도 일이 꼬이거나 알 수 없는 질병을 앓습니다.
인공 유산이나 가족 내의 살인 사건 등과 같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건을 부정할 경우에도 곤란을 겪습니다. 가족 중의 누군가는 그 사건을 유사하게 재현하기도 하고, 피해자 혹은 가해자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한 사람에게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역할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폐나 정신분열 증세입니다. 자폐나 정신분열 증세는 보통 집안의 감추어진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 충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폐 증세로 나타나거나 같은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양심의 가책으로 인해 정신분열 증세로 나타납니다.
위와 같은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이 될 수 있는 걸까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그 사건에 대한 그대로의 동의입니다. 비록 억울하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통렬한 눈물과 아픔으로 그 사건을 떠나보내는 것입니다. 그저, “예”하면서……. 죽은 자는 산 자가 잘되길 원합니다.
산 자가 죽은 자의 일에 끼어들거나 간섭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지나간 일은 그 일로써 완성이 되었다’는 기본적인 태도가 산 자에게 중요합니다. 물론 미련과 원망을 가져도 됩니다. 그 역시 큰 그림에서 보면 오히려 힘을 응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래 지속되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건 우리 모두 잘 압니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어려움 그 자체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디서 왔든,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든 상관없습니다. 그냥 그것의 있음 자체를 그대로 존중하는 것입니다. 어려움은 우리의 의식이 불균형 상태에 있을 때 발생합니다. 편향되어 있는 의식의 균형을 회복하라는 신호입니다.
우리의 의식이 균형을 회복할 때 마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질병과 어려움들도 자연스레 극복이 됩니다. 그 첫걸음이 그것의 있음 자체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그 모든 있음이 그것으로서 존중이 될 때 보다 큰 차원에서의 균형이 회복되고, 그때야 우리는 비로소 깊은 안도의 숨과 행복을 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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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본힐링연구소 소장 김명준은 한양대학교 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하였다. 이후 투자신탁과 증권사에서 10년간 근무했다. 2004년'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의 저자 장휘용교수를 만나 정신세계에 입문하였고, 그와 더불어 여러 해 동안 다양한 체험을 나누며 뉴질랜드 등지에서 수행했다. 그 뒤 한국가족세우기의 박이호선생을 만나 가족 세우기 전문가 과정을 이수했고, 최면치유센터에서 NLP, 최면 치유 기법 등을 배웠다. 대전열린상담센터와 한국가족치유연구소를 거쳐 현재는 본힐링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일찍부터 생명과 씨앗, 우주의 근본적인 원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10년에 생사를 넘나드는 강렬한 트랜스 상태를 겪으면서 삶과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우주에는 본질적인 생명 질서가 있고, 그 질서를 존중하고 따를 때 삶과 생명, 사랑 등이 잘된다는 것을 알았다. 또 치유와 변화는 인식 확장을 통해 우리의 온전성과 완전성이 회복될 때 가능함을 알았다. 그는 누구에게나 쉽고 효과적인 인식 확장 방법을 연구했고 그것을 언어침술에 담아냈다.
언어침술은 한의사가 경락이나 기혈이 막힌 부분을 찾아내 침으로써 그 회복을 돕듯, 우리의 왜곡된 인식 체계나 생명 질서를 찾아내 언어로써 그것을 교정하는 기법이다. 언어침술의 핵심은 인식 공명인데, 이는 본질적인 인식을 간단한 비유나 암시, 짧은 문장 등으로 만들어 우리의 무의식과 공명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런 인식의 확장과 놀라운 치유 효과를 경험한다. 자신으로서 있고, 자신으로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새삼 알게 되며, 주변의 모든 것들과 조화를 이루어 풍성하고 고맙게 잘 살다 간다.
글 김명준 / 본힐링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