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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황금똥빵' 사업을 하는 이유

[행복한 먹거리를 함께하는 사람들] 김연수 / 황금똥빵 창업가

“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 예요, 빵만 먹으면 배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되지 않아 고생 했어요! 100% 통밀빵은 이런 저를 해방시켜 주네요. ㅎㅎ”

“ 한 평생 변비로 고생했는데, 지인 소개로 황금똥빵을 먹고 단숨에 해결됐어요!”

“ 혈당치가 갑자기 좋아졌다고 의사 선생님에게 칭찬 받았어요! 진작 이런 빵을 먹었어야 했는데 ~“

" 우리 동네에 이런 착한 빵집이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빵집이 잘 되더라도 중심가로 옮기지 말고 꼭 이곳에 남아 주세요! “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호수로길 황금똥빵 본점. 인구가 밀집하지 않은 주택가에 황금똥빵을 창업하면서 고객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길의 종로점,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해운대점에서도 이와 유사한 칭찬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 경기도 일산의 황금똥빵 본점(위) , 치악산 자락인 강원도 원주의 밀밭에서 재배하고 있는 황금똥빵의 주원료 '우리밀' / 사진출처 = 황금똥빵 페이스북 사진신문기자 생활 만 33년 동안, 특종도 많이 하고 사회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고 자부했는데도, 이런 직접적인 칭찬은 받아보지 못했다. 정년퇴임 후, 시작한 작은 먹거리사업에서 큰 위안을 받으니, 난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내가 빵사업을 시작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황금똥빵의 시작은 우연이었다.

2015년 4월, 기자생활 정년을 앞두고 새로운 소일거리를 찾아 미국 시애틀의 박규섭 선배댁에 구석기시대의 돌칼 만드는 법을 배우러 방문했다. 뗀석기 돌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박선배에게 사사 받으며, 약 보름 동안을 선배 댁에서 묶었다.

(사진) 황금똥빵 김연수 대표(오른쪽) 과 공동 창업을 한 고등학교 친구(왼쪽)
(사진) 황금똥빵 김연수 대표(오른쪽) 과 공동 창업을 한 고등학교 친구(왼쪽)
날카로운 돌을 밀가루 다루듯 자유롭게 주무르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매일 손등에 흑요석의 파편이 튀고, 그 자리에 피가 솟구치는 등, 동물 뼈로 돌을 뜯는 작업은 보름 간의 일정으로는 턱 없이 부족했다.

그런 일상에서 유일한 즐거움은 박선배 댁에서 먹는 간편한 식사시간!

식탁에 늘 등장하는 것이 ‘통밀빵’ 이다. 구수하고 담백한 맛도 특징이지만, 선배가 직접 만든 통밀빵을 먹은 후, 3일이 지나자, 배변에 혁명이 일어났다. 흑갈색의 가늘던 똥이 사라지고, 황금빛의 굵은 배변이 뚝 떨어졌다. 어릴 적 이후 잊었던 ‘황금똥’ 이었다.

인류역사는 빵의 역사이다. 선사시대 이래 인류가 농사를 시작하면서 세계인구의 2/3가 밀을 주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집트문명에서 빵을 발명한 이래 인류의 대부분은 밀로 만든 빵으로 살고 있다. 인류사는 빵을 위한 투쟁의 역사이고, 빵을 배부르게 먹는 빵의 평화가 곧 세계평화였다.

그런데 절대적 배고픔에서 탈출한 현대에 와서 인류는 왜 성인병과 암에 시달리고 아토피로 고생할까?

가장 큰 원인은 지구의 환경오염 탓이겠지만, 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시대에 살면서 산업화에 강요된 식생활 습관이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황금똥빵의 인기 상품들
(사진) 황금똥빵의 인기 상품들
농산물의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인류는 살충제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화학비료를 쓰면서 지구의 환경을 오염시켰다. 모든 생명체에게 맹독성 잔류치가 높아 40년전에 사용이 금지된 DDT가 최근 국내 살충제 계란파동으로 조사한 한 양계장의 계란에서 직접 사용하지 않아도 검출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다.

밀은 원래 산업자본주의 시대 이전에는 생산량이 미미했다. 농기계의 혁명이 이루어지고, 경작지를 넓혀가고, 추운 지방에도 사는 종자가 개량되면서 생산량이 급증했다. 지역적 편차는 있지만 인류가 굶주림에서 해방되자, 이제는 그 남는 밀의 처분에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밀알은 밀기울, 배아가 담겨있는 껍질과 탄수화물 덩어리인 하얀 알갱이로 구성되어 있다. 밀 껍질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무기질이 함유돼 있으며, 배아는 비타민B1등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한 반면, 알갱이는 탄수화물만 함유하고 있다.

흰색밀가루는 껍질을 완전 제거하고 밀알의 하얀 알갱이만을 갈은 것이다. 모든 영양소를 제거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는 열량 공급역할만 한다. 흰색밀가루는 상하기 쉬운 배아와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인 밀기울을 제거해, 밀가루의 보존성을 길게 할 뿐, 사람의 건강에는 유익하지 않다. 또한 흰색밀가루는 긴 유통과정에서 기준치 이하의 일부 방부제와 농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자본주의시대 이후로 보존성이 뛰어난 흰색밀가루가 대세를 점령했다.

대량생산은 대량소비로 이어져야 자본주의가 지탱된다. 6천년 동안 이어온 인류의 안전한 먹거리인 빵도 산업화 이후 대량생산 된 흰색밀가루 만을 사용하게 되었다. 또한 대량소비를 위해 주식을 넘어 간식시장까지 소비확대를 하다 보니, 인체의 안전성보다는 혀끝을 자극하는 단맛과 향으로, 각종 첨가제와 화학제품을 사용하게 되었다.

(사진) 황금똥빵 부산 해운대점 내부 모습
(사진) 황금똥빵 부산 해운대점 내부 모습
흰색밀가루는 탄수화물덩어리로 이를 소화하려면 효소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흰 밀가루 음식만을 먹으면, 이를 소화하기 위해 우리 몸에 축적된 효소가 빠져 나간다. 밀가루 빵이나 국수를 먹었을 때, 포만감은 있지만, 배가 더부룩하고 불편한 것이 이 때문이다. 대부분 흰색밀가루를 사용하고 혀끝을 자극하는 달콤한 첨가물 덩어리인 햄버거, 도넛, 피자는 인류의 건강식이 아니다

황금똥빵은 흰색밀가루의 이런 단점을 떨쳐버리는 100% 통밀빵이다. 밀알의 밀기울과 배아를 포함한 껍질을 그대로 포함한 우리밀 통밀을 갈아서 만든 빵이다. 식이섬유와 영양소가 풍부해, 우리 몸에서 효소가 별도로 빠져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속도 편하고 황금똥을 선물한다.

현대인은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먹는다. 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배설해야 건강이 유지된다. 산업화시대에 길들여진 식생활에서 탈출, 건강을 회복하는 길은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과 선택할 다양성을 제공하는 일이다.

황금똥빵이 그 다양성의 한 일원이 되고, 더불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한다면, 나의 인생 후반기는 대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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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김연수 황금똥빵 대표는 한양대 사회대 신문방송학과, 한양대 언론대학원 신문출판전공 석사를 졸업하고 1985년 서울신문 사진부기자로 출발해 한겨레, 중앙일보를 거쳐 문화일보 사진부장과 선임기자 등으로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현장들을 만났다.

또한 자연생태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자연의 무늬’를 화두로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과 발표를 꾸준히 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에서 경험한 ‘통밀’을 원료로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조그마한 소망으로 ‘황금똥빵’을 창업하여 좋은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다.



글 김연수 / 황금똥빵 창업가, 자연생태 전문 사진작가. 전 신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