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르노삼성자동차 조립공장.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939/art_1569548501115_b1af8f.jpg)
[FETV=김창수 기자]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자동차 3사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올들어 판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된 데다 잇따른 노사 갈등으로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외국계 자본으로 운영되는 이들 3사는 위기를 이겨낼 만한 뾰족한 해결책도 찾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실적 반등을 이끌 신차가 부족하고 한국GM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모델에 대한 노조의 반발로 곤란을 겪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외국계 국산차 3사가 본사와의 원활한 소통이 부족하고 국내 생산과 연구개발(R&D)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최근 몇 년간 어려움이 가중돼 온 것을 지적하며 국내 기업 운영이 한계에 이른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 르노삼성 내달부터 25% 생산량 축소…희망퇴직 접수도
르노삼성의 상황은 가장 심각하다. 올해 르노삼성의 1~8월 누적생산량은 11만446대로 전년 동기(15만750대)에 비해 26.7% 급감했다.
연초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었던 데다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도 이달 말 종료된다. 로그는 지난해 르노삼성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르노삼성의 1~8월 누적 내수 판매는 3045대(5.5%), 수출은 3만9563대(38.9%) 감소했다.
이에 대응해 르노삼성은 다음달부터 25% 감산에 돌입한다. 르노삼성은 라인 작업 속도를 시간당 60대에서 45대로 줄일 방침이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도 받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 인원은 400여명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르노삼성은 지난 5일 사내에 ‘뉴스타트 프로그램’을 공고, 27일까지 3주간 희망퇴직자를 접수받고 있다. 르노삼성이 대규모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2012년 이후 7년만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25일에 이어 26일까지 이틀 연속 고강도 협상에 나선다. 노사는 임금단체협상 실무협상을 통해 극명한 노사 간 입장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노조는 기본급 8.01% 인상과 노조원 통상임금 2% 추가지급, 추가인력 채용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한국GM.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939/art_15695486162738_a7d2d1.jpg)
◆ 한국GM, 판매 부진에 노사 갈등 ‘몸살’…쌍용차도 경영난 심화
올들어 8월까지 한국GM의 국내 판매량은 4만8763대로 전년 동기대비 17.2% 줄었다. 군산공장 폐쇄와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한국 철수설 등으로 인해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렸던 지난해보다도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 61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4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GM은 올해도 수천억원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GM 경영진은 고심 끝에 미국에서 생산되는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수입해 국내 출시했지만 이번에는 노조의 반발에 맞닥뜨렸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 실패하자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며 회사를 압박한 바 있다.
또 한국GM 노조는 지난 20일부터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24일에는 인천 부평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카허 카젬 사장을 포함한 외국인 임원들에 대한 퇴진도 요구하기로 했다.
쌍용차 역시 올들어 실적이 크게 악화되며 결국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지난달 임원 수 10~20% 감축과 급여도 삭감을 결정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사무직 근로자들의 순환휴직과 복지 축소 등이 포함된 고강도 자구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7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손실액 387억원에 비해 적자 규모가 2배 증가한 것이다.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상반기 396억원에서 올해는 776억원으로 늘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은 본사에서 단기 실적과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국내 법인에 장기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하기 어렵다”며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의 경영 여건이 빠른 시일 안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