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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쌍용차의 딜레마..."비용 절감하랴 연구개발비 늘리랴"

비용 절감해 경영정상화 vs 미래 먹거리 투자 ‘딜레마’ 빠져
“장기적 관점으로 효율성 고려해 결정”

 

[FETV=김창수 기자] 쌍용자동차가 연구개발비 증액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회사의 앞날이 걸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하지만 투자규모 확대는 최근 쌍용차 내부의 비용 절감 기조와 어긋난다. 쌍용차의 결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임원 인원을 20% 가까이 감축하고 남은 임원들의 급여도 삭감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자동차시장 침체로 판매량이 급감하며 상황이 어려워지자 전사적 차원에서 비용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쌍용차는 지난 2017년 1분기 이래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예병태 사장도 지난 7월 긴급 임직원 담화를 통해 “올해 상반기 지난 2011년 하반기 이후 최대 적자를 냈다”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시급한 일들을 9월 중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영 쇄신책에는 임원급 구조조정 외에도 일반 직원 대상 순환휴직 시행과 부분적인 조직개편 실시 등의 방안이 담겼다. 현재 쌍용차는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 중이다.

 

문제는 구조조정 등의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잘 나가던 티볼리와 렉스턴 브랜드의 상승 곡선이 꺾이고 있다.

 

티볼리의 지난 8월 판매고는 전월대비 42.6% 감소했고 렉스턴 스포츠는 4.4%, G4렉스턴은 33.0% 줄었다. 지난 2월 말 출시한 신형 코란도의 경우 3월 2202대를 기록한 이후 줄곧 감소하더니 지난달 1257대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고심이 커 보이는 부분은 연구개발비용이다. 특정 분야가 아닌 전사적 차원에서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연구개발비 축소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연구개발비는 그동안 쌍용차의 매출원가를 끌어올려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실적 개선 측면에서 봤을 땐 가장 먼저 절감에 들어가야 하는 항목인 셈이다.

 

쌍용차의 매출 원가율은 10년간 평균 80% 후반대를 유지해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평균 70% 후반)보다 높다. 차량 1대 판매에 대한 수익성이 현대차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다.

 

또한 쌍용차의 연구개발비는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6년 1555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2018년엔 2016억원으로 2년 만에 30%나 늘었다.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연구개발비 역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연구개발비 증액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연구개발비가 증가하는 것은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완성차 업체는 지속적인 투자 확대로 신차를 개발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쌍용차는 ‘미래 투자’와 ‘비용 절감’ 어느 한 쪽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효율적인 측면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하겠단 입장이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마힌드라그룹과 글로벌 부품 대외구매 등을 함께 진행해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등 대주주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