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송현섭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한때 실속 없는 천덕꾸러기로 취급했던 기업보험시장에 대한 영업을 강화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성장세의 한계에 직면한 자동차보험 등 주력상품을 대신해 기업보험 영업력 확충차원에서 전문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다른 손보사들 역시 한동안 판매한 만큼 실속이 없다고 외면한 기업 임직원 단체보험에 대한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보험은 회사 경영진을 위한 경영인 정기보험과 퇴직은퇴플랜 등 상품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보험을 일컫는다. 회사의 퇴직급여를 충당하는 퇴직연금 상품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스마트폰 가격이 비싸져 분실과 도난에 대비하거나 수리와 부품교체를 위해 가입하는 휴대전화관련 보험 역시 통신사들의 기업보험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이 기업보험까지 신경을 쓰게 된 배경은 인상요인이 발생한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어려워 기존 상품들 중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보험의 경우 직원 임금에서 갹출해 가입이후 안정적인 계약유지·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휴대폰보험의 경우 손보업계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는 분위기다. 심지어 수협을 비롯한 일부 은행계 생보사들조차 시장의 성장추이를 분석하며 본격 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위험한 작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시설과 인명피해 사고에 대비한 단체보험도 당장 손해율 계산은 제쳐둔 채 잠재적인 수익원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정부에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규제를 완화하고 보험료를 현실화시켜줘야 한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민간부문 대출 억제정책으로 대출총량을 규제받아 약관대출을 통한 계약자 개인대출까지 힘들어진 것도 손보사들이 결국 마른 수건을 짜게 된 배경”이라며 “자산운용 규제 완화와 자동차보험료 현실화가 최대 당면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업체는 손해율 높은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대신 질병보장을 위한 장기 인보험, 최근엔 기업보험 등 대체시장 공략에 나서는 실정”이라면서도 “국내 수요증가의 한계 때문에 ‘치킨게임’으로 흐를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119 소방대원을 비롯한 고위험 직군의 단체보험 가입허용을 놓고 보험업계와 의견을 교환하는 등 종업원 단체상해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공청회는 지난 2017년 민병두 의원실 주관으로 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