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유길연 기자]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올해 상반기 대형증권사 가운데 ‘덩치값’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투와 KB증권은 트레이딩 실적을 바탕으로 대형증권사 가운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과 ROE 증가율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투의 올 상반기 연환산 ROE는 17.84%로 지난해말 11.38%보다6.46%포인트 늘었다. 한투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4080억원을 거둬 최대 실적을 냈다.
ROE는 기업이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이익을 얼만큼 올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본 활용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ROE가 높으면 그만큼 보유자본으로 더 많은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경쟁력 향상과 대형 투자은행 육성 등 자본시장 빅뱅을 위해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을 제정했다. 이후 대형증권사들은 꾸준히 자기자본을 키워 5대 증권사 평균 자기자본이 지난 2017년말 2조3000억원에서 작년말 5조3000억원으로 2.3배 증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인수공모 경쟁이 격화돼 증권사 수수료수익은 줄고 있다. 따라서 각 증권사는 자기자본투자(PI), 파생결합증권 발행으로 수익 다각화에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선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증가가 필수적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런데 덩치 키우기에 몰두하고 있는 증권사들에 주어진 숙제가 있는데 자기자본을 투입한 만큼 실적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증권사 ROE는 2005년을 정점으로 2013년 거의 '0' 수준으로 떨어졌고 현재 소폭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형증권사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 [자료=금융감독원]](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835/art_15670570406713_bfb500.png)
이런 가운데 한투는 올 상반기 18%의 ROE를 기록해 그야말로 덩치값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투는 상반기 PI와 파생결합증권 거래를 포함한 트레이딩 부문에서 작년 같은 기간 3321억원에 비해 46.6% 늘어난 4869억원을 기록하면서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KB증권은 가장 빠른 ROE 증가율을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KB증권은 작년말 4.37%에 비해 3.74% 포인트 오른 8.11%의 ROE를 달성했다. 증가율이 86%에 이른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상반기 KB증권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 1897억원에 맞먹는 1804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KB증권 역시 PI와 파생결합증권 거래를 포함한 자산운용 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늘어 좋은 실적을 냈다. KB증권의 금융상품 운용자산(AUM)은 지난해말 20조4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기준 25조6000억원으로 불과 6개월만에 25% 넘게 급증했다.
KB증권 관계자는 " 지난해 부진했던 자산운용 부문의 손익이 상당부분 정상화됐고 투자금융(IB) 부문의 실적도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