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사진=하이트진로]](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520/art_15578116263193_55a50b.jpg)
[FETV=최남주 기자]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집무실에 모처럼 활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맥주시장 1위자리를 라이벌 오비맥주에 내준 뒤 사라진 웃음기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박 회장은 그동안 맥주사업 실적부진과 장남 박태영의 서영이앤티 일감 몰아주기, 故 장자연 김밥 논란 등 잇따른 악재로 곤혹스런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이같은 이유로 집무실 주변은 늘상 분위기가 밝지 못했다.
하지만 올들어 상황이 급반전됐다. 올초 야심작으로 개발한 맥주 신제품 ‘테라’가 출시 초반부터 불티나게 팔리는 등 연일 상한가를 치기 때문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도 ‘테라’ 덕분에 덩달아 어깨가 으쓱해졌다.
박 회장의 배재고 후배인 김 사장이 하이트진로의 지휘봉을 잡은 꼭 10년만에 밥값한다는 소리를 듣게 됐기 때문이다. ‘테라’는 대한민국 맥주시장의 판도를 바꾼 ‘하이트’보다 훨씬 강한 파워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을 비롯한 하이트진로 최고경영진은 오비맥주 ‘카스’와의 진검승부도 염두에 두는 눈치다.
이유는 하이트와 출시 초반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태라가 몇배 많은 것으로 조사된 탓이다. 이로 인해 테라는 일시적 공급 부족 현상을 빚는 등 하이트진로 경영진이 모처럼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하이트진로는 14일 주류도매상에 '테라의 공급 지연과 조기 정상화'를 내용으로 하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안내문을 통해 "지난 3월 21일 출시한 테라 맥주 주문이 폭증해 일부 품목의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사진=하이트진로]](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520/art_15578116493341_8e9aea.jpg)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테라가 초기 판매가 예상을 뛰어넘어 원료조달이 다소 늦어지면서 일부 품목의 공급이 지연되게 됐다”며 “물량공급은 다음주중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시적 공급부족을 겪는 등 수급불균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하이트진로는 14일 전국 주류도매사에 테라의 공급지연 및 조기 정상화에 대한 긴급 안내문을 발송하는 등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하이트진로 홍보실도 이례적으로 이날 각 언론사를 상대로 지난 3월 21일 출시한 테라가 일부 품목의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로 주문이 폭증하고 있다는 내용의 긴급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이트진로가 이같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테라는 맥주시장에서 ‘테라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다. 실제로 테라는 출시 50일 만에 130만 상자가 팔렸다. 병(330mL 기준)으로 환산하면 3900만병에 달한다. 하이트진로는 쇄도하는 주문량에 밀려 최근 판매목표를 확대 조정하고 생산량도 2배 이상 늘렸다. 또 생맥주 등 출시 일정을 오는 6월로 미루는 극단처방도 내렸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를 비롯해 '맥스', '드라이피니시d' 등은 첫달 판매량이 20만~30만 상자였다. 결국 테라의 초기 반응이 선발 브랜드인 '하이트', '맥스', '드라이피니시d'에 비해 3~4배 가량 더 강력한 셈이다.
이 때문에 맥주시장 주변에선 하이트가 90년대 맥주시장의 판도를 180도 뒤바꾼 것처럼 향후 1~2년엔 '테라'가 맥주지도를 바꿀 것이란 말이 무성하다. 최근들어 박문덕 회장과 김인규 사장 등 하이트진로 최고경영진의 얼굴에 미소가 하나 둘씩 새롭게 피어 오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