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지 기자] 유통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대형마트가 성장 둔화로 얼어붙고 있다. 온라인 시장 소비와 복합쇼핑몰 등에 고객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성장판이 거꾸로 작용하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3사 수장들은 지속된 경영난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대비 2.3% 감소했다. 유통업 전체 매출에서 대형마트 비중은 22%로 줄고, 온라인은 37.9%로 늘었다. 식품·비식품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온라인 채널 침투와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업태 경쟁력이 약화되어 앞으로 영업 환경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다.
2014년 3월 취임해 최장수 CEO로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지속적인 이마트 성장 매출 부진으로 고심에 빠졌다. 이마트는 작년 개별기준 14조9242억원의 매출과 48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3.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36%나 급감한 금액이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3.28%로 같은 기간 1.13%포인트 하락했다.
부진한 실적으로 이마트 신규 출점도 사실상 거의 제로 상태다. 이마트는 2016년 6월 김해점 오픈 이후 30개월만에 지난해 말 의왕점이 문을 연 것이 전부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부평, 시지, 인천 등 3곳의 매장은 정리했다.
이 대표는 창고형 할인마트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제2의 이마트로 '트레이더스'의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다. 트레이더스의 경우 작년 6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보다 23.96%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1.13%포인트 하락한 3.28%으로 뒷걸음질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마트는 3월 온라인 통합법인 출범에 맞춰 온라인 사업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마트 대표 이사로 취임한 문영표 대표도 사드보복으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아 롯데그룹 유통부문 위상이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가 크게 부진하고 있기 때문.
롯데쇼핑은 2018년 할인점부문에서 연결기준 매출 7조1920억원을 냈다. 2017년보다 5.8%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쇼핑 할인점부문의 실적 부진은 중국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하며 고전한 탓이기도 하지만 국내 대형마트의 업황이 둔화한 영향도 크다.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인 ‘빅마켓’ 매장수는 5곳으로 4년째 변화가 없다. 롯데마트는 2012년에 가장 먼저 빅마켓을 선보였지만 같은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에 인지도와 상품구색, 가격 측면에서 밀려 소비자들의 충성도도 확보하지 못했다.
롯데마트의 또 다른 창고형 할인점 ‘마켓디’는 2018년 4월 롯데몰 수원점에 한 곳 열었다. 2018년에 추가로 4곳을 열고 2020년까지 15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아직까지 새롭게 연 매장은 없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3사중 유일하게 올해 신규 점포를 개설했다. 지난해에는 경기양평점과 금천점 두 곳을 오픈했다. 인천터미널점은 신세계에서 롯데백화점으로 바뀌면서 롯데마트도 들어섰다. 현재 롯데마트 점포수는 125개로 이마트(143개), 홈플러스(140개)보다 적다.
홍일점 CEO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는 재무부문장과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으면서 영업적자를 흑자로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그도 홈플러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2989억원, 1826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6년 3231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당기순이익이 2339억원으로 다시 28%가량 줄었다. 홈플러스 점포 수도 지난 3년간 변동이 없다. 동김해점, 부천중동점을 닫으면서 전체 점포 수는 2016년 142개에서 2018년 말 기준 140개로 오히려 줄었다. 두 점포 모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폐점을 택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오프라인에 강점을 보이는 식품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슈퍼마켓 브랜드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신선식품, 간편식 등 식품 위주 마켓으로 변신시켰다. 지난해 12월 27일 홈플러스 경기 고양 행신2점과 분당 정자점 익스프레스 매장을 신선식품 및 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재단장했으며 광명 소하점과 용인 죽전점도 지난달 24일 식품 판매 전문관으로 바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와 최저임금인상,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고객 감소로 대형마트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사실상 신규출점이 어려운 상황이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맞춤 전략 강화와 특화 매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