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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유관순 노래' 울린다

총 파업까진 번졌던 노사 갈등 속 임단협 잠정 합의로 '일단락'
투쟁 중단 상태에 노사 ‘상생모드’로 전환...상호 발전 계기 '주목'
채용비리 의혹 및 부당노동행위 등 남은 쟁점은 잠재적 불안요인

 

[FETV=오세정 기자] 올해 초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 등 노동가요가 울려퍼지던 KB국민은행에 3.1운동‧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유관순 열사의 노래’가 흐르고 있다.

 

이는 총파업까지 이르는 등 최고조에 달했던 국민은행 노사 갈등이 임단협 타결로 일단락된 데 따른 것으로, 향후 국민은행 노사가 상호 협력하는 ‘상생모드’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앞 ‘하나의 상징(?)’처럼 보여왔던 노동가요와 피켓시위는 지난달 설연휴를 전후로 자취를 감췄다.

 

앞서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1월 말까지 국민은행 본점 앞에는 노동가요가 흐르는 스피커와 투쟁피켓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퇴진운동’,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등을 두고 국민은행 노사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노조 투쟁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다.

 

노조는 2017년 말부터 이어진 노사 갈등으로 국민은행 본사 앞 컨테이너 점거 철야농성을 비롯,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출근 저지 투쟁 등을 이어왔다. 여기에 작년 말 임단협 과정에서 노사 간 이견이 더욱 벌어지면서 올해 1월 8일에는 19년 만의 총파업으로까지 번졌다. 

 

이처럼 첨예했던 국민은행 노사 갈등은 지난 1월 25일 임단협 극적 타결로 일단 매듭 지어졌고, 현재는 노조 투쟁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양측이 갈등 장기화에 따른 고객 피해를 우려해 한발짝씩 양보하고 합의에 도달한 만큼 상호 협력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 노사 갈등으로 양측 모두 상처를 입었지만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갈등의 골이 깊었던 만큼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임단협 타결로 관계가 한 단계 진전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사 간 정상적인 영업이나 직원들의 근로조건 등에 있어 서로 협력하자는 상생모드로 전환돼가는 형국인 것 같다”며 “남아있는 쟁점들은 향후 5년 간 인사제도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검토하고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사 간 갈등이 일부 해소되며 사라진 노동가의 빈자리는 국민은행이 3.1운동을 기념해 제작한 노래로 채워지게 됐다.

 

최근 국민은행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다시 부르는 여옥사 8호실의 노래: 대한이 살았다’ 음원 및 기념영상을 배포했다.

 

‘대한이 살았다’는 3.1운동에 참여한 이유로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실에 함께 투옥된 7인의 여성 독립운동가 김향화, 권애라, 신관빈, 심명철, 임명애, 어윤희, 유관순이 서로를 위로하고 독립 열망을 놓지 않고자 지어 부른 노래를 재현했다.

 

해당 음원은 지난달 26일부터 국민은행 홈페이지, 리브똑똑 앱, 글러브엔터테인먼트 SNS채널 등을 통해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다만 국민은행 노사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러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임단협 타결로 노사 갈등이 사라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겠지만 노조가 지적해 온 채용비리에 대한 재판은 물론, 부당노동행위 등 쟁점도 여전히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