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정형진 현대캐피탈 사장이 취임 후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글로벌 사업 확대와 자동차금융 중심 포트폴리오 강화, 보수적 리스크관리 기조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지만 신규 법인의 초기 적자와 캡티브 중심 사업 구조에 따른 변동성은 과제로 남아 있다. FETV는 정 사장 체제의 성과를 중간 점검하고 향후 전략 방향을 짚어본다. |
[FETV=임종현 기자] 현대캐피탈이 보수적 리스크관리 기조를 앞세워 역대 최저 연체율을 달성했다. 자동차금융 중심 자산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3년 이상 0%대 연체율을 유지한 가운데 당국 기준을 상회하는 충당금 적립과 우량 자산 위주 운용을 통해 손실 흡수 능력도 강화했다.
정형진 사장 체제에서 자산 구조를 담보 중심으로 재편한 영향도 반영됐다. 비교적 리스크가 큰 자산 취급을 줄이고 담보 자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연체율뿐 아니라 잠재 부실 위험도 함께 낮아졌다는 평가다.
현대캐피탈의 지난해 연체율은 0.82%로 전년 대비 0.06%p 하락했다. 2022년 1%대를 기록한 이후 2023년부터 0%대로 내려온 뒤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등급 AA- 이상 캐피탈사 가운데 0%대 연체율을 유지하는 곳은 현대캐피탈과 IBK캐피탈, 산은캐피탈 등 3곳에 불과하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 캐피탈사는 1%대 후반 이상의 연체율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캐피탈도 과거 연체율이 2%를 웃돌던 시기가 있었다. 2016년 이후 연체율이 2%대로 상승하자 2018년 3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 1년간 신용리스크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취약 차주 비중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는 컷오프 정책을 도입했다.
경기침체 여파로 자영업자와 산업용 차주 등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연체율 증가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컷오프 제도 도입 이후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우량 고객 비중을 확대하면서 연체율은 1%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신용리스크는 차주의 채무불이행이나 신용도 하락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손실 위험을 의미한다. 현대캐피탈은 여신 심사 강화와 한도 관리, 포트폴리오 분산 등을 통해 신용리스크를 관리하고 스트레스 테스트와 충당금 적립을 통해 위기 대응 능력을 점검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NPL비율은 2.01%로 전년 대비 0.14%p 하락했다. 부실채권 매각·상각 등 선제적 리스크관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7638억원에서 7391억원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회수의문은 3422억원에서 3147억원으로 감소했다.
건전성 개선 배경에는 대손상각비 증가 영향도 반영됐다. 지난해 현대캐피탈의 대손상각비는 3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했다. 통상 대손상각비가 늘어나면 장부상 부실채권이 제거돼 연체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대손상각비가 늘어난 데에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라며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사업 이념을 바탕으로 금융당국의 규제 수준을 상회하는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이사회 차원의 위험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리스크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위원회는 김기응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김윤정 사외이사와 정형진 사내이사 등 3인으로 구성된다. 정 사장이 위원으로 직접 참여해 주요 리스크 지표와 유동성 현황 등을 점검하며 전사 리스크관리에 힘을 싣고 있다. 위원회는 분기별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필요 시 임시회의를 열어 리스크 허용 한도와 관리 기준을 결정한다.
실무적으로는 리스크관리본부가 전사 리스크 관리를 전담한다. 해당 조직은 2022년까지 금융그룹리스크실로 운영돼 왔으나 2023년 조직개편을 통해 본부로 승격됐다. 산하에는 리스크관리실과 크레딧(Credit)관리실을 두고 신용리스크 점검과 자산 건전성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