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삼성전자가 전체 설비 투자를 감축하면서도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DS 부문 투자를 확대했다. 투자 총액은 감소했지만 핵심 사업인 DS부문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지난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최근 공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33조6059억원,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AI 관련 수요로 이어진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부가 메모리 판매 증가 등이 맞물리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실적 개선 영향은 임직원 보상 체계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삼성전자 임직원 평균 연봉은 약 1억5800만원으로 전년 1억3000만원 대비 약 21.5% 증가했다. 미등기임원 1인 평균 급여액 역시 7억4400만원으로 전년 평균인 6억7100만원 대비 10.9% 증가했다.
다만 전체 시설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총 시설 투자 규모는 52조6511억원으로 전년도 53조6461억원 대비 약 1조원 가량 감소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줄었지만 세부 투자 구조를 보면 전략적 재배치 성격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투자 감소의 핵심 요인은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SDC(디스플레이) 부문이었다. SDC 부문의 지난해 시설 투자액은 2조7970억원으로 전년 4조8351억원 대비 2조원 가량 축소됐다. 글로벌 패널 시장 경쟁 심화 속에서 디스플레이 사업 투자 사이클을 조정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투자는 확대됐다. 지난해 DS 부문 시설 투자는 47조4764억원으로 전년도인 2024년 46조2792억원 대비 약 1조1972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는 메모리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생산능력 확장뿐 아니라 클린룸과 팹 스페이스 확보 등 인프라 투자를 선행하는 방식으로 설비 투자를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이는 장비 투자를 한 번에 집행하기보다 생산 공간을 먼저 확보한 뒤 수요 증가 시 설비 투자를 빠르게 집행하는 구조로 투자 집행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지난해 삼성전자의 경우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됐다. 삼성전자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37조7548억원으로 전년 35조215억원 대비 약 7.8% 증가했다. 연구개발비 비중은 매출 대비 11.3% 수준을 유지했다. 반도체 미세공정과 차세대 메모리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로 해석된다.
올해 역시 반도체 중심 투자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진행된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투자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당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사업부 CAPEX는 전년 대비 상당 수준 증가할 계획”이라며 “선제적 투자 전략을 유지해 AI 수요 강세 장기화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급증하는 HBM 수요 대응 전략과도 맞물린다. AI 서버 확산으로 HBM과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메모리 투자 경쟁이 다시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투자에 대해 “메모리의 경우 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선단 공정 전환 투자 확대로 지난해 투자가 증가했다”며 “파운드리는 미국 테일러 신규 팹 투자 영향으로 분기 기준 투자가 늘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시설 투자 규모 축소 속 DS부문 투자 비중을 높이는 ‘선택과 집중형 효율 투자’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의 경우 메모리 CAPEX 확대까지 예고된 만큼 삼성전자의 반도체 중심 투자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