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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고려아연 vs 영풍·MBK] 주총 앞두고 다시 '시끌'…소송·사임 변수

소송가액 증액·이사 후보 사임 등 변수 발생
양측, 최근 의결권 자문사 의견 내세우며 신경전

[편집자 주] 1949년부터 이어온 고려아연과 영풍의 ‘한 지붕 두 가족’ 경영 체제가 최근 유례없는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단순한 지분 싸움에서 벗어나 사모펀드의 등판과 거버넌스 개편, 주주환원책을 둘러싼 법적 공방까지 더해지며 한국 자본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ETV는 이번 분쟁의 기원부터 최근 이슈까지 심층적으로 조명해보고자 한다.

 

[FETV=이신형 기자] 고려아연이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최윤범 회장을 필두로 한 현 경영진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영풍이 제기한 주주대표소송 청구액이 확대되고 사외이사 후보가 사퇴하는 등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하며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러 변수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주주환원 정책과 정관 변경, 신규 이사 선임 규모 등 지배구조 전반을 둘러싼 여러 안건들이 상정되면서 양측 간 표 대결이 예고된 상황이다. 특히 임기 만료 이사의 선임 규모를 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이 서로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이사회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영풍이 제기한 소송의 소송가액 증액과 영풍 측 이사회 인사 사임 등이 이뤄지며 양측 갈등이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우선 최근 고려아연 정정공시에 따르면 영풍·MBK 측이 지난 2024년 11월 고려아연 경영진 9명을 대상으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 청구액이 확대됐다. 기존 6732억원이었던 소송가액은 8365억원으로 증액됐다. 해당 소송은 지난 2024년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둘러 싼 논란에서 비롯됐다.

 

 

당시 영풍 측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 있어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이사회가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영풍·MBK 측 관계자는 이번 소송가액 확대에 대해 “소송 제기 당시 자사주 공개매수 관련 차입금 규모와 이자율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고가 매입에 따른 손해만 청구했었다”며 “소송 과넝에서 공개매수 관련 차입금과 이자, 금융비용을 특정할 수 있게 되면서 해당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을 추가 반영한 것”이라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주총을 앞둔 시점에서 소송가액이 확대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현 경영진 책임론을 다시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영풍·MBK 연합은 최근까지도 고려아연의 투자 결정과 자금 운용 등 과정에서 이사회 견제 기능이 약해졌다는 문제 제기를 이어온 상태다.

 

 

주총 주요 안건인 이사회 선임 구도에서도 일부 변수가 발생했다. 지난 9일 영풍·MBK 연합이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했던 사외이사 후보 가운데 오영 후보가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하면서 해당 선임 안건이 폐기됐다. 이에 이번 주총에서 선임을 놓고 경쟁하는 이사 후보는 기존 8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었다.

 

구체적인 사임 사유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후보 사퇴로 전체 판세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집중투표제로 진행되는 이번 선임 특성 상 양측이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후보들이 고르게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투자업계 관계자 역시 “6인 선임안이 채택될 경우 최종 결과는 3대3 수준의 팽팽한 구도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주총 이사회 관련 안건의 핵심은 신규 이사 선임 규모와 이사회 장악 전략에 있다. 고려아연은 상법 개정에 대응해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제도 대응을 고려해 ‘5인 선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영풍·MBK 측은 퇴임 인원과 동일한 ‘6인 선임’ 원칙을 주장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 숫자 자체가 경영권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양측은 최근 의결권 자문사 의견을 바탕으로 신경전도 이어가고 있다. 영풍은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ISS가 이번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ISS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실적 개선을 인정하면서도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추진 과정, 의결권 제한 논란 등 일련의 사례를 언급하며 지배구조 운영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ESG평가원이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9일 한국ESG평가원은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이 최근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거버넌스 개선과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왔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해당 보고서에 대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과 현 경영진의 거버넌스 개선, 주주환원 강화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긍정적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