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최근 AI 반도체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진입했지만 시장 이면에서는 범용(Legacy) D램을 중심으로 한 구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업황 자체는 강세지만 향후 시장 구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범용 DDR5 등 범용 D램의 가격 상승으로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 확대가 우려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생산비를 낮추고 물량을 늘리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빠르게 강화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HP, 델, 아수스 등 주요 PC 업체들 역시 D램 부족 대응 차원에서 CXMT 제품 사용을 검토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HBM 중심으로 생산 역량이 이동하면서 국내 반도체사들의 범용 D램 가격 상승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 우위를 가진 중국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구조에서 기인한다.
현재 메모리 업황은 AI 투자 확대가 핵심이다. AI 서버 확산으로 HBM 수요가 급증했고 주요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제품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범용 D램 생산 캐파는 줄어들었고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
문제는 이 구조가 범용 D램 시장의 공백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이 HBM 생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상대적으로 기술 장벽이 낮은 범용 D램 영역은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침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AI 투자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도 변수다. 현재 메모리 업황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AI 투자 사이클이 둔화될 경우 HBM 수요와 함께 전체 메모리 수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HBM 중심의 실적 구조는 호황기에는 높은 수익성을 제공하지만 특정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구조적 리스크를 동시에 내포한다.
메모리 산업은 구조적으로 공급 과잉 시 가격 하락 폭이 큰 산업이다. 현재는 AI 수요가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생산 확대가 지속될 경우 범용 제품부터 가격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다운사이클 진입 시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또 산업 구조 측면에서는 과거 석유화학이나 디스플레이 산업과 유사한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초기에는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과 같은 후발 주자의 대규모 증설과 정부 지원금 등을 기반으로 한 저가 공세가 이어질 경우 범용 제품부터 가격 하락 압력이 발생하고 기술 격차도 줄어들 수 있다.
물론 현재 중국 기반 반도체 제품들의 경우 품질 문제나 신뢰성 이슈 등을 내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중국 제재 등으로 인해 영향력이 제한적이지만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만큼 메모리 산업 전반에서 중국 변수는 국내 반도체 사업에서 중장기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현재 메모리 호황은 국내 업체들에게 기회인 동시에 구조적 과제를 남기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현재 HBM 중심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실적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범용 D램 공급 공백이 장기적으로 중국 업체의 시장 진입 통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아직 기술 격차를 완전히 좁히지는 못했지만 정부 지원 기반 가격 경쟁력과 생산 경험이 축적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향후 국내 반도체 업계가 HBM 초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범용 D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국내 메모리 산업 변동성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