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2025년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양사가 美 시장 관세에 대한 인식과 대응 측면에서 차이를 보여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관세를 줄여야 할 충격으로 보고 운영·대응에 총력을 기울인 반면, 기아는 관세를 전제된 비용으로 받아들이고 구조화하는 방식을 취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외형 성장을 이룩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 도매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고 기아는 314만대라는 역대 최다 판매와 114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통해 2년 연속 매출 100조원 돌파를 이어갔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부여된 완성차·전장 부품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종료 등에 따른 판매량 저하로 현대·기아차 각각 39.9%, 32.2%가량 감소했다.
미국은 지난해 4월 3일부터 한국산 완성차·전장용 부품 대상으로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후 8월 한미 협상을 통해 11월1일부터 관세율이 15%로 인하 조정됐지만 재고 소진 시차 등으로 관세 영향은 연말까지 지속됐다. 4분기 관세 관련 손실의 경우 현대차는 약 1조4600억원, 기아는 약 1조220억원으로 연간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 4조1000억원, 기아 약 2조9000억원 가량의 관세 부담이 실적에 반영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가 선택한 해법은 ‘컨틴전시 플랜’이었다. 지난달 29일 열린 현대차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차 재경본부장 이승조 부사장은 “선제적인 컨틴전시 플랜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약 60% 만회했다”고 전했다. 관세를 불가피한 외부 변수로 두되, 생산·물류·원가·판매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해 손익 충격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접근이다.
이 부사장은 또 “올해 역시 컨틴전시 플랜은 계속 유지된다”라며 “해당 절감 기준을 반영해 사업 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에 2026년에도 동일한 수준의 절감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반면 기아는 대응의 언급과 방식부터 달랐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기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는 '만회'나 '줄였다'는 언급 대신 관세를 어떻게 인식하고 실적에 반영하고 있는지에 집중했다. 기아 IR전략투자담당 정성국 전무는 먼저 관세를 완성차 수출 관세, 핵심 부품 관세, 일반 부품 관세로 구분했다.
정 전무는 이어 “핵심 부품 관세의 경우 MSRP 3.75% 환급 조항으로 실질적 부담이 없다”며 “전체 관세 부담의 80%는 완성차 관세, 20%는 일반 부품 관세”라고 관세 부과의 구조를 명확히 전달했다. 이는 관세를 고정 비용으로 인식함과 동시에 믹스 개선과 가격효과, 비용 절감, 환율 효과 등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결국 현대차는 관세를 관리와 대응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운영·대응을 통해 줄이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변수로 인식했다. 반면 기아는 관세를 전제된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비용 구조 안에 편입해 다른 요소들을 통해 수익성 강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같은 현대차그룹 내 계열사지만 관세라는 동일한 변수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해법을 택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4분기에도 선제적인 컨틴전시 플랜으로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만회했지만 25% 관세율이 적용된 재고 판매 영향으로 관세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며 “2025년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 관세 등 불확실성이 중첩된 해였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