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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칼럼] “바보야, 문제는 보험금이야”

[FETV=장기영 기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지난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진영에서 내건 선거 구호다.

 

이 구호는 경제 불황에 시달리던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면서 열세였던 클린턴 전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끌었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 즉 먹고 사는 문제를 제대로 짚은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30년 이상이 흐른 지금, 앞다퉈 금융소비자 보호를 외치고 있는 보험사들을 보면서 이 구호가 떠올랐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기조 강화에 따라 올해 연초부터 요란한 선포식과 결의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모여 소비자보호헌장을 낭독하고 팻말을 들어 보이는 사진을 촬영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일회성 행사는 소비자 보호의 핵심을 짚어내지 못한 보여주기에 불과하다.

 

상품 판매 과정을 투명화하고 민원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뻔한 다짐은 소비자가 아닌 금융당국 비위 맞추기일 뿐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보험사에게 가장 중요한 소비자 보호는 약속한 보험금을 제때 주는 것이다.

 

실제 보험사에 대한 민원 10건 중 8건은 보험금 지급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3분기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전체 민원 8381건 중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은 6477건(77.3%)이었다.

 

같은 시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전체 민원 2309건 중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은 1231건(53.3%)을 기록했다.

 

소비자 보호의 핵심은 보험에 가입할 때는 “다 된다”더니, 막상 보험금을 청구하면 “이래서 안 된다”, “저래서 안 된다”는 이중적 태도를 바로잡는 것이다.

 

또 다른 경쟁의 장이 돼버린 소비자 보호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신속하고 정확한 보험금 지급으로 소비자들의 민심을 얻어야 한다. 과거 자살보험금, 즉시연금 미지급 사태와 만연한 의료자문, 손해사정 논란이 남긴 갈등과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럴듯하게 포장한 행사나 거창한 선언은 필요 없다. 주기로 한 보험금만 제대로 주면 신뢰는 따라 온다.

 

“바보야, 문제는 보험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