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전 세계적으로 독자적인 AI 모델 구축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도 이 흐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한국형 AI 모델 구축을 공식화하면서, 다양한 기업과 단체들이 ‘K-AI 모델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전략을 마련 중이다. FETV는 이번 프로젝트의 유력 후보군과 각자의 강점, 전략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
[FETV=신동현 기자]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AI 모델 '솔라'는 여타 대형 모델 대비 파라미터 수는 작지만 대신 적은 비용과 기업 업무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특성을 지녔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기관과 더불어 다양한 산업을 넘나들며 협력을 확장 중이다.
◇크기 줄이는 대신 실무 효율성 강화
업스테이지의 ‘솔라(Solar)’는 흔히 떠올리는 초대형 AI와는 달리 크기와 비용을 줄이되 실제 회사 업무에 바로 쓸 수 있는 성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크기는 줄이는 대신 업무 효율을 높히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솔라는 약 100억개 정도의 정보 단위(파라미터)를 가진 AI다. 수천억개를 쓰는 초대형 AI보다는 훨씬 작지만 질문에 답하고 글을 이해하는 능력은 비슷한 수준을 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덕분에 고가의 서버 여러 대가 아니라 GPU 1장만으로도 AI를 직접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런 성능은 ‘Depth Up-Scaling’이라는 학습 방식 덕분이다. 이미 똑똑하다고 검증된 작은 AI의 구조를 바탕으로 층을 더 쌓아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통해 AI의 기본 뼈대를 복잡하게 바꾸지 않고도 생각하는 단계를 늘려 답변의 정확도를 높힐 수 있다.
솔라는 용도에 따라 여러 버전으로 나뉜다. 가볍고 빠른 ‘솔라 미니’, 성능을 강화한 ‘솔라 프로’, 최신 버전인 ‘솔라 프로 2’까지 단계적으로 확장됐다. 모델 크기는 커졌지만 여전히 한 대의 GPU에서 돌아가도록 최적화돼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
성능 평가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솔라 계열은 여러 AI 모델을 비교하는 공개 평가에서 같은 급의 해외 오픈소스 AI들을 앞섰고 일부 작업에서는 상용 AI와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에서 쓸 수 있도록 최적화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외부 공개 자료가 아닌 실제 업무 문서와 비슷한 데이터로 학습해 보고서 요약, 문서 검색, 고객 문의 응대 같은 실무에 강점을 가진다. 여기에 검색 시스템과 AI를 결합하는 방식(RAG)을 적용하면 회사가 가진 자료 안에서만 답을 찾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업스테이지는 지난 1월 6일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결과물로 ‘솔라 오픈(Solar Open)’을 공개하며 기존 솔라 계열보다 한 단계 확장된 범용 AI 모델을 선보였다.
솔라 오픈의 파라미터 규모는 102B(1020억개)로 기존 최신 모델인 솔라 프로 2의 310억개 규모에 비하면 3배 이상 늘어났다. 그렇지만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기존 솔라가 단일 GPU 환경에서의 비용 효율과 실무 적용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솔라 오픈은 대규모 지식량을 확보하면서도 운영 부담을 낮춘 모델로 설계됐다.
특히 한국어·영어·일본어 성능이 고르게 강화됐다. 솔라 오픈은 해외 초대형 오픈소스 모델과 비교해 한국어 이해와 지식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기존 솔라 계열의 강점이던 다국어·한국어 특화 성능을 대형 모델에서도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달청 진출 등 다양한 분야 협력
업스테이지는 솔라 계열 AI를 앞세워 공공과 민간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공공기관 부문에서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12월 조달청과 생성형 AI 업무지원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공공 업무망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 분야의 첫 공급사로 선정됐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솔라 언어모델과 문서 인식 기술을 결합한 ‘공공 AI 워크스페이스’를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에 등록했다. 공공기관은 한글·워드·PDF 문서를 올리기만 하면 검색, 질의응답, 핵심 정보 추출, 요약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현재 관세청과 통계청 등 실제 공공 실무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B2B 부문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협력을 진행했다. 커머스 부문의 경우 롯데온에 추천 AI를 공급해 구매 전환율을 약 30% 끌어올렸고 패션 커머스 브랜디에는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했다. 다나와·에누리를 운영하는 커넥트웨이브와는 이커머스 전용 ‘프라이빗 LLM’을 공동 개발하며 대규모 상품 데이터를 활용한 검색·추천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부문에서는 신한투자증권과 케이뱅크 등에 금융 특화 AI를 공급해 투자 리포트 분석과 내부 문서 질의응답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KT·kt클라우드와의 협력을 통해 금융·통신 인프라와 연계한 도입 모델도 구축했다.
법률과 의료 분야에서의 협력도 이뤄지고 있다. 법률 플랫폼 로톡에는 판례와 법령을 빠르게 정리하는 AI를 제공하고 있으며 의료 분야에서는 카카오헬스케어와 대학병원 등과 협력해 진료 기록 요약과 자료 검색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조달청 카탈로그에 등록된 워크스페이스 서비스는 사전 검증 절차를 거친 만큼 기관들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도입할 수 있다”며 "앞으로 해당 서비스를 활용하는 공공기관들의 숫자가 점차 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솔라 오픈을 오픈리소스로 공개했지만 제대로 사용하려면 별도로 가공이 필요하다" 며 "필요한 기업에 한해 실제 서비스 형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어플 형태로 가공하는 서빙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