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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2025년 키워드-승자의저주] M&A의 끝단, 홈플러스 '분리매각'·위메프 '파산’

통매각 실패 후 차선책 '회생계획안 제출'
파산 선고로 청산 수순 밟는 큐텐 계열사

[편집자 주] ‘푸른 뱀의 해’로 불린 2025년 을사년, 국내 산업계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크고 작은 변곡점을 지나왔다. FETV는 주요 산업별로 2025년 한 해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를 짚어보고, 각 업계가 어떤 선택과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FETV=김선호 기자] 국내 유통업계에서 홈플러스 사태와 위메프 등의 청산은 빼놓을 수 없는 올해의 화두였다. 각각 MBK파트너스, 큐텐에 인수된 후 몸살을 앓았고 결국 ‘승자의 저주’로 남게 됐다. 특히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위메프는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한 건 2025년 3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다. 신용등급 하락과 금융 채무 부담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채권자들의 압박이 강해졌다.

 

이 가운데 신용등급 강등을 사전에 인지한 상태에서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투자자 손실을 초래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5000억원 규모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과 자금 지원 등 ‘사회적 책임’ 이행을 선언했지만 경영 실패와 이에 따른 책임론에 직면해 있다. 홈플러스 인수 후 우량 부동산 자산 매각에만 몰두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올해 11월에 홈플러스는 “입찰제안서 접수 마감 결과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를 포함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는 없지만 회생계획안 제출일 12월 29일까지 입찰제안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가장 현실적인 회생방안이 인수합병(M&A)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는 상황으로 법원과 채권단을 포함해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리고 최근 홈플러스는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올해 3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후 5차례에 걸쳐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연장하며 통매각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하면서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회생계획안에는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과 부실점포 정리, 인력 효율화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와 함께 ‘티메프 사태’도 유통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티메프는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의 합성어로 지난해 판매대금과 환불금을 지급하지 못한 정산 지연 사태의 주인공이다. 지마켓 구영배 대표가 설립한 큐텐(Qoo10)의 무리한 사업확장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큐텐은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했다. 2024년에는 위시와 AK몰이 큐텐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큐텐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산대금을 활용했던 것이 문제였다. 이로 인해 미정산 대금이 누적되기 시작했고 카드사와 결제대행사(PG사)는 소비자의 환불 처리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피해금액만 약 1조5000억원대로 추정됐다.

 

이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티몬은 오아시스라는 새주인을 맞이했지만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는 결국 청산 수순을 밟게 됐다. 올해 11월 위메프는 회생절차 신청 1년 4개월 만에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위메프는 지난해부터 M&A를 통한 정상화를 추진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메프 사태 이후 판매자와 소비자가 연쇄 이탈하며 경영난을 겪다가 올해 12월 파산 선고를 받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와 이에 따른 결과는 판매자와 소비자 보호장치의 취약성이 드러난 사건으로 평가된다”며 “홈플러스는 통매각이 실패하면서 분리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상태로 M&A가 이뤄질지 또 다시 두고 봐야 할 사항으로 남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