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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업의 실적은 대개 시장에서 잘 알려진 주력 사업 성과에 좌우된다. 하지만 전사 성과의 흐름을 실제로 견인하는 축이 때로는 조용히 성장한 비주류 사업에서 등장하기도 한다. FETV는 각 기업에서 새롭게 부상한 사업부나 기존에 비춰지지 않았던 효자 계열사를 조명하며 기업의 성장 흐름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
[FETV=이신형 기자] 올해 조선업 업사이클이 본격화되며 HD현대마린솔루션이 AM과 벙커링 등 주력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분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구조적 성장 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가 지분 55.32%를 보유한 자회사로 선박 생애주기 전반에 필요한 애프터서비스를 전담하는 기업이다. 선박 신조 이후 운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품 교체 정비 보증 연료 공급 등을 담당하며 조선사와는 달리 운항 선박 증가와 업황 회복에 연동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적의 핵심 축은 AM과 벙커링이다. 두 부문은 신조 선박 인도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로 전체 매출의 87%를 차지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주력 사업이다. 조선 업황에 따라 신조 인도가 늘어날수록 단기 실적 성장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서비스 대상 선박이 누적되는 구조다.
이 같은 사업 구조는 조선업 업사이클 국면에 진한 올해 강점으로 드러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5132억원 영업이익 936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8.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1조4665억원 영업이익 25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4.4% 26.1%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AM 부문과 벙커링의 동반 성장이 실적 확대를 이끌었다. 3분기 AM 부문 매출은 2444억원으로 대형엔진과 HiMSEN엔진 등 수요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벙커링 부문 역시 싱가포르 법인을 중심으로 물량이 확대되며 21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 부문 모두 분기 기준 최고치 매출을 경신하며 실적 규모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 같은 흐름은 조선업 업황과의 간접적인 연관성에서 비롯된다. 선박 발주와 인도 증가가 즉각적인 매출로 연결되는 조선사와 달리 HD현대마린솔루션은 운항 선박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매출이 누적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업황이 개선될수록 서비스 대상 선박이 누적되고 AM과 벙커링 수요가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재무 구조도 안정적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73.6%에서 올해 3분기 50.3%로 크게 낮아졌다. 순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322억원에서 -5176억원으로 전환되며 순현금 상태로 전환됐다. 실적 개선이 현금 창출력 확대로 이어지며 재무 체질 전반도 개선되는 흐름이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매출이 2조원에 근접하거나 이를 상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이미 1조4665억원에 달한 가운데 이러한 성장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종합해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조선업 호황에 따른 신조 인도 확대와 중장기 서비스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호황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러한 수익구조는 경우 중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단기적인 실적 반등이 아닌 구조적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3분기 실적과 관련해 “핵심 사업인 AM부문이 실적 성장을 주도하며 구조적 성장이 재확인됐다”며 “매출 성장을 상회한 이익 성장으로 견고한 수익 구조와 지속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