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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약가인하 영향도] '타격 사정권' 보령, 매출 1조 무색한 'R&D 비율 열위‘

매출 1조 이상 혁신형 제약사 중 R&D비율 최하위
연구개발 188명 중 핵심은 임종래 부사장 '단 1명 뿐'

[편집자 주] 보건복지부가 2012년 일괄약가인하 시행 후 7년 만에 제네릭(복제약) 약가제도 손질에 나서면서 제약업계에 불똥이 떨어졌다. 업계는 약가인하 시 수익성 저하로 R&D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다. 때문에 정부는 R&D 비중이 높은 제약사에게 주어지는 우대책을 제시했다. FETV는 제도개편에 따른 각 제약사의 영향 정도와 R&D 경쟁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FETV=김선호 기자] 보령은 혁신형 제약기업의 매출 대비 R&D(연구개발) 비율 순위 하위권에 속했다. 때문에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등 제도 개편에 따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첫 돌파하는 등 몸집이 커졌지만 그만큼 R&D 투자를 늘리지 않은 결과다.

 

2022년 6월 기준 정부로부터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제약사는 총 42개사다. 그중 일반 제약사인 28개 업체의 2024년 연결기준 매출 대비 R&D 비율 순위를 도출하면 보령은 19위에 머물렀다.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에 매출 대비 R&D 비율을 기재하지 않은 4개 제약사(태준제약, 한국비엠아이, 한국팜비오, 한림제약)까지 제외하면 보령은 총 24개 제약사 중에서 매출 규모 대비 사실상 최하위권에 속한 것과 같다.

 

LG화학과 SK케미칼을 제외할 경우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제약사는 신약 개발을 위해 매출 대비 R&D 비율 1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보령도 2024년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지만 매출 대비 R&D 비율은 경쟁사 대비 열위한 5%대를 기록했다.

 

 

◇혁신형 제약기업 중 하위권, 매출 감소 불가피

 

보건복지부의 ‘약가 가산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혁신형 제약기업 중 매출 대비 R&D 비율이 상위 30%에 속해야 기존에 적용받던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약가 산정률 68%를 유지할 수 있다. 이외 혁신형 제약기업 하위 70%는 산정률이 68%에서 60%로 낮아진다.

 

보건복지부는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0%대로 조정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R&D에 적극 투자한 기업에게는 이에 따른 보상체계를 마련한다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이러한 우대 사항은 우선 혁신형 제약기업 중 매출 대비 R&D 비중이 상위 30%에게 주어진다.

 

그러나 보령은 이러한 우대 정책의 수혜를 모두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을 받았지만 R&D 비율 30%에 속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혁신형 제약기업 중 일반 제약사 28개 중 8위 내에 진입해야 하지만 2024년 기준 19위를 기록했다.

 

상위권에 속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R&D 비율이 10%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8위인 파마셀의 경우도 2024년 R&D 비율이 12%였다. 그러나 보령은 연결기준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은 2022년 6.09%, 2023년 6.04%, 2024년 5.49%로 10%에 도달한 적이 없었다.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외형은 커졌지만 그만큼 R&D 투자가 증가하지 않았다. 올해 3분기에는 R&D 비율이 6.23%로 전년 동기 대비 0.85%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매출 1조원 이상의 제약사 대비 낮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유일한 핵심 연구인력, 외부 수혈한 ‘임종래 부사장’

 

보령의 R&D 비율이 혁신형 제약기업 중 하위권에 머물게 된 원인은 연구 인력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은 제약사 중 연매출 1조원이 넘는 곳은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보령 등이다.

 

구체적으로 2025년 3분기 말 기준 해당 기업의 연구 인력은 셀트리온 798명, 유한양행 455명, GC녹십자 423명, 한미약품 668명이다. 이에 반해 보령이 연구 인력으로 집계한 인원은 188명에 불과했다. GC녹십자 423명과 비교하더라도 규모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보령의 연구개발 조직은 R&D부문으로 산하에 개발본부, 임상본부, 중앙연구소가 위치해 있다. 이를 총괄하고 있는 핵심 연구인력이 임종래 R&D부문장 부사장이다. 그는 서울대 약학대학 제약학과 학사, 약학대학원 물리약학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성균관대 약학대학 산업약학 박사를 취득한 후 다케다 약품 제제연구소, 종근당의 연구소 기술연구소장과 개발본부 제품개발본부장을 거쳐 2023년부터 보령에 몸담고 있다. 이 가운데 보령은 임종래 부사장만을 핵심 연구인력으로 인식하고 있는 중이다.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다수를 핵심 연구인력으로 인식하고 그 현황을 공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들 중 가장 적은 수는 유한양행으로 3명을 핵심 연구 인력으로 집계했다. 1명 만을 핵심 연구 인력으로 집계한 건 보령이 유일하다.

 

이러한 연구 인력 규모로 보령은 매출 대비 R&D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외형은 커졌지만 경쟁사 대비 연구 인력 규모가 작다고 할 수 있다. 아직 1조원 연매출에 도달하지 못한 동국제약만 하더라도 핵심 연구 인력으로 5명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보령 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국산 신약 15호인 자체개발 신약 카나브를 필두로 다양한 질환군의 복합제와 개량신약 개발 등 R&D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새로운 신약과 개량신약이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