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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광역개발공사 점검-부산도시공사] ②안정적 재무구조 뒤 부채비율 200%대 진입 시나리오

2024년 평가서 재무관리 전국 15개사 중 최고 수준
2028년 금융차입 4조로 확대, 4년만에 10배 증가

[편집자 주] 전국 광역자치단체 산하 개발공사들은 도시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인구 감소, 재무 부담 확대 등 경영 여건이 변화하면서 사업 모델과 재무 구조 전환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FETV는 행정안전부 지방공기업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각 개발공사의 현황과 구조적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FETV=이신형 기자] 부산도시공사가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지난해 경영성과평과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가운데 중장기 투자 계획에 따라 부채비율이 200%대까지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 시점의 재무지표만 놓고 보면 재무건전성은 우수한 수준이지만 향후 투자 집행 속도와 차입 확대 계획을 감안하면 재무 구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지난해까지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6285억원, 영업이익은 83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3%, 13% 증가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수익 3606억원, 영업이익 854억원을 기록해 반기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상회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단기 실적 반등이 아닌 구조적 개선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무 구조 역시 안정적인 상태다. 지난해 기준 부산도시공사의 총자산은 3조493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69% 수준이다. 영업수지비율 역시 상승했고 부채비율은 하락했으며 당좌비율도 개선돼 부산도시공사는 2024년 지방공기업 경영성과평가에서 종합 순위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재무관리 부문에서는 94.2점을 받아 전국 15개 개발·도시공사 가운데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외형 확대보다 재무 안정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운영 성과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들여다보면 방향성은 지금과는 뚜렷하게 달라질 예정이다. 부산도시공사의 계획에 따르면 총부채는 2024년 1조4487억원에서 2028년 5조5085억원으로 확대된다. 4년만에 약 4배 가까이 증가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 역시 같은 기간 69% 수준에서 최대 218%까지 상승하는 계획이 제시됐다. 단기간에 재무 구조의 성격이 안정 국면에서 차입 확대 중심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차입 구조 변화도 부담 요인이다. 금융차입금은 2024년 4200억원에서 2028년 4조1913억원으로 증가할 계획이다. 증가 폭만 놓고 보면 약 10배 확대로 자체 영업현금흐름만으로는 대규모 투자 재원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전제된 구조다. 실제로 2024년 사업예산 역시 적자로 전환됐다. 이는 사업 부문의 자체 현금 창출력이 이전만큼 유지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투자 확대의 중심에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있다. 올해 센텀 2지구의 착공이 예정돼 있고 오시리아 관광단지·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등 기존 메가 프로젝트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부산도시공사의 향후 5년간 투자계획 규모는 약 11조560억원이다. 투자 집행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재무 부담이 단기간에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부산도시공사는 차입 확대에 따른 부담을 실적 성장으로 상쇄한다는 가정을 세웠다. 매출액은 2024년 6669억원에서 2028년 2조3962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723억원에서 2563억원으로 확대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가정이 외부 변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양 시장 상황, 부동산 경기 흐름, 산업단지 수요, 기업 유치 여건 등은 부산도시공사가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시장 환경이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매출과 이익 가정이 흔들릴 수 있고 이 경우 차입 부담은 그대로 재무 구조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러한 향후 재무 구조 변화와 관련해 부산도시공사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재무 관리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종합해보면 현재 부산도시공사는 낮은 부채비율과 우수한 재무 평가를 동시에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 투자 계획이 본격화될 경우 재무 구조의 안정성은 빠르게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재무 구조 위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투자 전략이 재무 레버리지 확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실적 성장으로 흡수될지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