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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신세계건설, 상장폐지로 ‘리셋’…그룹 품 안에서 ‘실적 반등’ 모색

유동성 위기·대규모 적자→올해 초 자발적 상장폐지
3분기 영업손실 축소…그룹 물량이 실적 회복 열쇠

[FETV=박원일 기자] 신세계건설이 올해 2월 증시를 떠났다. 반복된 적자와 유동성 위기 속에서 모회사 이마트는 공개매수와 주식교환을 통해 신세계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자발적 상장폐지를 단행한 것이다. 상장사라는 틀에서 벗어난 신세계건설은 올해 들어 손실 폭을 줄이며 그룹 차원의 대형 개발사업을 발판으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월 초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를 마무리하며 신세계건설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건설 주식은 거래가 정지됐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2월 중 상장폐지가 완료됐다. 이마트는 공개매수 당시 주당 1만8300원을 제시했으며 약 388억원을 투입해 잔여 지분을 정리했다.

 

 

이번 상장폐지는 단순한 지배구조 정비를 넘어 위기 국면에서의 ‘결단’에 가깝다. 신세계건설의 위기는 2023년 1875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당기손실을 기록한 이마트의 사상 첫 적자 전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택 공급 과잉 국면에서 대구 지역에 집중된 주택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분양률 부진으로 ‘악성 미분양’ 단지가 발생했고 일부 사업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하며 공매 절차까지 거쳤다.

 

이후 신세계건설은 그룹 지원과 자구책을 병행하며 유동성 방어에 나섰다. 계열사 합병, 회사채 프로그램 활용, 레저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수천억원대 자금을 확보했고 재무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경영진 개편도 단행했다. 그럼에도 건설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적자 구조를 단기간에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마트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선택한 배경에는 보다 신속한 책임 경영과 재무 지원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비상장 완전 자회사가 되면 유상증자나 자금 수혈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지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 역시 속도를 낼 수 있다. 시장의 단기 평가에서 벗어나 중장기 정상화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상장폐지 이후 신세계건설의 실적 흐름은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8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816억원으로 31.0% 축소됐다. 고비용 현장이 잇따라 준공되면서 공사원가율도 100% 근처까지 내려왔다.

 

 

실적 회복의 배경에는 그룹 계열사 일감이 있다. ‘스타필드 청라’를 비롯해 스타필드 창원, 원주 트레이더스 등 주요 프로젝트가 공정률에 따라 매출로 인식되며 손익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수주잔고가 9월 말 현재 2조1430억원으로 약 2년치 일감 수준에 그쳐 중장기 성장 여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그룹 차원의 대형 개발사업으로 쏠린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추진 중인 스타필드·복합쇼핑몰 프로젝트와 동서울터미널 복합개발, 청담 프리마호텔 재건축 등 수조원대 사업이 예정돼 있다. 특히 4조6000억원 규모의 화성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은 신세계건설이 지분을 보유한 핵심 프로젝트로 향후 안정적인 수주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건설은 상장폐지를 기점으로 고위험 주택사업 비중을 낮추고 그룹 내 안정적 물량과 수익성 중심의 프로젝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신세계건설이 비상장 체제 전환 이후 실질적인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