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보령그룹이 오너 2세에서 3세 체제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창업자 김승호 명예회장이 장녀에게 경영권을 넘겼던 로드맵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 이에 FETV는 과거를 통한 현재의 보령그룹 승계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보령그룹의 오너 2세인 김은선 회장은 부동산 임대업 계열사 보령홀딩스를 통해 지배력을 강화했고 이를 기반으로 경영권을 창업자인 김승호 명예회장으로부터 넘겨 받을 수 있었다. 김은선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김정균 사장도 이와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주력 계열사 보령의 지분구조가 바뀐 건 2024년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다. 당시 보령은 제3자 배정증자 방식으로 신주 1809만7207주를 발행하고 1750억원을 모집했다. 시설자금 500억원, 운영자금 750억원,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500억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유사증자에 참여한 제3자는 오너 3세 김정균 사장이 88%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보령파트너스다. 앞서 보령파트너스는 보유한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일부 매각으로 자금을 유입했고 이를 기반으로 보령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했다.
이로써 2025년 상반기 말 기준 보령파트너스는 21.1% 지분을 보유한 보령의 2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최대주주인 보령홀딩스의 지분은 37.1%에서 29.71%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따.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 간 지분율 격차는 8.61%p다.
오너 3세 김정균 사장으로 승계가 이뤄질수록 지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오너 2세 김은선 회장과 3세 김정균 사장은 직접 보유한 보령의 지분도 있다. 구체적으로 김은선 회장은 8.33%, 김정균 사장은 0.95%다.
이러한 지분구조는 후계자가 보령의 직접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최대주주로 자리한 계열사를 활용해 지배력을 키워나가면서 형성됐다. 오너 2세 김은선 회장에게 사옥을 소유했던 보령홀딩스가 있다면 오너 3세 김정균 사장에게는 보령파트너스가 있는 양상이다.
이를 비춰보면 김정균 사장은 보령파트너스를 앞세워 보령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지배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보령파트너스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곧 승계 속도와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적으로 보령파트너스는 2015년 보령수앤수(현 보령컨슈머헬스케어) 투자사업부문이 인적분할되면서 설립됐다. 투자 등 지분취득이 주요 사업목적이다. 2024년 개별기준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73억원, 마이너스(-) 1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지분법이익과 지분법손실로 구성된다. 같은 기간 지분법이익으로 88억원, 지분법손실이 1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지급수수료가 급증하면서 영업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손실이 발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으로 1330억원을 거뒀다.
영업외수익을 살펴보면 지난해 이자수익과 지분법주식처분이익이 급증했다. 지분법주식처분은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매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제외하면 이자수익으로 32억원이 발생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9.8% 증가한 수치다.
특수관계자거래 내역을 보면 관계기업 에이치피솔리드로부터 2억원, 기타특수관계자 보령홀딩스로부터 4억원, 신패스홀딩스로부터 1억원, 대표이사(김정균 사장)로부터 441만원의 이자수익을 올렸다. 이자수익 중 약 20%가 내부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이자수익 등 사실상 안정적으로 현금창출을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당기순이익에서 지분법투자이익을 차감하면 손실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즉 보유 중인 매도가능증권의 처분으로 승계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보령파트너스가 매도가능증권으로 인식한 곳은 코레이트BR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13호 2종(지분율 50%, 취득원가 50억원), Cheer Talent(5.26%, 11만원), 보령바이오파마(18.3%, 804억원)다.
그중 보유 중인 코레이트BR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13호 2종 지분의 장부가액은 142억원으로 취득원가 대비 185.3% 상승했다. 이외에 지분법적용 투자주식으로 보령(20.85%, 1750억원), 금정프로젝트금융투자(40%, 20억원), 에이치피솔리드(50%, 5억원)를 인식했다.
금액으로 보면 보령파트너스로서는 매도가능증권을 활용해 보령 지분을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보령파트너스는 코레이트BR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13호 2종 지분의 장부가액으로 보령의 약 159만4111주(2025년 12월 1일 종가 8950원 기준)를 취득할 수 있다.
해당 주식 수는 보령의 발행주식 총수 중 1.9% 비중이다. 이를 현재 보령파트너스가 보유한 보령 지분에 더한다 해도 최대주주인 보령홀딩스를 넘어설 수 없다. 때문에 2008년과 같이 오너가, 계열사 간 대량의 보령 지분거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