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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


'VC 기대주' 오픈리서치, 100억 투자금 파문…미래에셋벤처투자·캐피탈 ‘비상’

신생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설립 2개만에 100억 유치로 주목
대표 투자금 불법 사용 논란, 시드 참여 미래에셋 수십억 손실 불가피

[FETV=이신형 기자] 설립 2개월만에 100억원 시드 투자 유치라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며 미래가 기대됐던 오픈리서치가 대표 개인의 일탈 행위로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에 빠졌다. 극초기 기업임에도 기술력 하나에 거액을 베팅하며 승부수를 던졌던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미래에셋캐피탈은 수십억원의 투자금을 허공을 날릴 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오픈리서치'의 대표가 최근 잠적 상태다. 내외부에 알려진 바로는 대표 개인이 투자금 일부를 도박 등에 사용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설립 두달만에 100억 유치, 1년새 500억 추가 유치도 코앞이었는데

 

오픈리서치는 지난해 7월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이지만 설립 당시부터 VC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창업자인 김일두 대표는 2012년 카카오에 입사해 카카오의 AI 연구 계열사인 카카오브레인 대표를 역임한 인물로 국내 AI업계에서 경력을 인정받아왔다. 김 대표는 퇴사 이후 카카오브레인 출신 개발자들과 오픈리서치를 창업했다. 이러한 창업자의 경력, 카카오브레인 출신 인력 구성, AI 기술에 대한 기대감 등이 어울어지며 설립 당시부터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됐다.

 

이러한 기대 속에서 지난해 9월 설립 2개월만에 진행된 시드 투자에서 오픈리서치에는 이례적으로 100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금이 들어왔고, 해당 투자를 통해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들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오픈리서치는 이러한 투자에 힘입어 올해 3월 자체 기술로 만든 AI 검색엔진 ‘oo.ai’를 출시했다. ‘oo.ai’는 기존 AI 검색엔진 대비 빠른 속도와 요약·정리 기능을 앞세워 차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oo.ai’는 출시 후 단기간에 이용자가 크게 늘어 시장으로부터 강점을 인정받았다. ‘oo.ai’는 출시 6주만인 지난 4월 MAU(월간 사용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또 출시 2개월 뒤인 5월에는 200만명의 MAU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해나갔고 연내 천만명 이상의 MAU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성공을 발판 삼아 오픈리서치는 최근 500억원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도 나섰다. 시리즈A 투자 유치 당시 인정된 기업가치는 약 2000억원이다. 그야말로 설립 1년 만에 눈부신 성과를 이룬 셈이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호의적이었다. AI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검색엔진 ‘oo.ai’를 직접 보고 시연했기 때문이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시리즈A의 경우 시장의 호응이 컸다"면서 "알려진 바로는 투자 유치 500억원 중 400억원이 투자 대기 상태로 모였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표 개인 일탈에 기대주 몰락…미래에셋벤처투자에 쏠리는 시선

 

그러나 오픈리서치는 한순간 몰락의 길을 걷게 돼 투자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원인은 바로 대표의 투자금 도박 사용 의혹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픈리서치의 대표는 회사 투자금 일부를 도박 등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는 잠적 상태다. 

 

 

시장에 소식이 전해지자 시리즈A 투자를 준비했던 투자사들은 충격과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만약 투자가 집행된 이후 사건이 벌어졌다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지난해 시드 투자에서 상대적으로 큰 역할을 했던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미래에셋캐피탈에도 시장의 시선이 이어진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최근 AI·신산업 위주의 투자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VC이다. 특히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장남인 박준범 선임심사역이 지난 2022년 합류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박 선임은 넷마블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게임·엔터테인먼트·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관심이 높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력적 배경은 AI·콘텐츠 융합 분야에 대한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투자 방향성과도 일정 부분 상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oo.ai’의 경우 검색 기능이 제한된 상태다. ‘oo.ai’에 홈페이지 공지에 따르면 “당사 내부 사정으로 인해 추후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oo.ai 서비스의 검색 기능 이용이 제한된다”며 “기존 검색 결과는 계속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돼 있다.

 

오픈리서치가 이번 사건을 명확히 설명하고 향후 사업 정상화에 나설 수 있을지가 현시점의 핵심 변수다. 업계는 이번 사안이 단순 스타트업 투자 이슈를 넘어 초기 투자사들의 판단과 리스크 관리 체계까지 점검 대상으로 만들 수 있다는 평가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적 실패의 경우 해당 기술을 활용해 다른 분야에서 재기를 노려볼 수 있지만 대표 개인의 일탈 문제이고 기술기업이다보니 사업 재기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드 투자자들의 경우 향후 법적 조치는 물론 이를 LP들에게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라 난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