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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롯데홈쇼핑, 사내 벤처로 혁신 실험 나섰다

[FETV=김선호 기자] “건강관리에 챙겨야 할 것이 많더라구요. 단 하나의 건강식품만 고른다면 ‘이거다’ 싶은, 내가 매일 마시고 싶은 프리미엄 음료를 개발했어요”

 

라이프스타일 관련 상품을 담당하던 롯데홈쇼핑(대표 김재겸) 선후배 MD 두 사람은 평소 건강관리에 깊은 관심을 갖고, 매일 간편하게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제품 기획에 대해 고민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사내벤처 모집 공고를 확인하고, 오랫동안 구상해 온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구현하기 위해 지원했다. 임직원 아이디어가 체계적 육성 시스템과 다양한 지원을 통해 실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은 이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이후 두 사람은 1년에 걸쳐 고품질 원료·섭취 편의성·맛을 모두 갖춘 건강음료 개발에 몰두했고, 그 결과 프리미엄 음료 브랜드 ‘엘:보틀(L:Bottle)’을 완성했다. ‘L’은 라이프스타일과 롯데를, ‘Bottle’은 휴대성을 의미하며, ‘한 병으로 완성하는 건강 루틴’이라는 브랜드 핵심 콘셉트를 반영했다. 앞으로 혈당 관리, 붓기 완화, 항산화 등 효능과 맛을 갖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엘:보틀’ 첫 상품 혈당 낮추는 음료, 하동군과 말차 공급 MOU 체결

 

롯데홈쇼핑은 지난 1월 AI, 미디어, 콘텐츠,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내벤처 아이디어를 모집했다. 서류 심사에서 통과한 5개 팀의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프리미엄 건강음료 개발 프로젝트 ‘엘:보틀’을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팀에게는 초기 사업자금 3천만 원, 전용 사무공간, 최대 1억 원 규모의 후속 지원, 외부 전문가 멘토링 등 체계적인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제공됐다.

 

프로젝트를 담당한 신대현, 노혜진 MD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2019년 이후 5년 동안 약 30% 성장했음에도 구매 고객 중 약 20%가 꾸준히 섭취하지 않는 습관에 주목했다. 이에 맛과 섭취 편의성까지 갖춘 개별 포장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들은 시장 조사부터 원료 선정, 용기 디자인, 섭취 방식까지 1년 동안 전 과정을 설계했다. 특히 영양제와 음료를 따로 섭취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뚜껑 아래에 영양제를 넣어 개봉과 동시에 함께 마실 수 있는 용기 디자인을 떠올렸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약 30여 곳의 제조사를 찾아 미팅을 진행한 끝에 ‘엘:보틀’의 차별화된 용기를 완성했다.

 

 

첫 번째 상품은 최근 웰니스(Wellness) 트렌드의 핵심 이슈인 혈당 관리에 초점을 맞춘 ‘스파이크 제로’ 음료다. 국내산 ‘말차’와 인도산 ‘바나바잎’, 이탈리아산 ‘애플사이다비니거’ 등 100% 유기농 원료 3종을 핵심성분으로 구성해 품질을 높였다. 또한, 혈당 조절 기능이 있는 바나바잎 추출물 기반의 영양제를 개발하고 말차와 애플사이다비니거를 배합해 음료 자체의 맛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50회가 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고품질 원료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지난 24일(월) 경상남도 하동군과 말차 원료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를 비롯해 하승철 하동군수, 김종철 (재)하동차&바이오진흥원 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롯데홈쇼핑은 고품질 하동 말차를 우선 공급 받아 ‘엘:보틀’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스파이크 제로’는 연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론칭 예정이며, 향후 편의점, H&B 스토어 등 오프라인 채널 입점도 계획하고 있다.

 

브랜드 개발을 주도한 신대현 롯데홈쇼핑 책임은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매일 맛있게 건강을 챙길 수 없을까’라는 일상의 고민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혈당 관리를 시작으로 수면 개선, 소화 증진 등 현대인의 다양한 건강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효능과 맛, 편의성까지 고려한 프리미엄 음료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1호 사내벤처 탄생 이후 미래 유니콘 발굴 이어가

 

롯데홈쇼핑은 2016년부터 임직원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사내벤처 제도를 운영하며 혁신 기반을 다져왔다. 대표 성공사례는 차별화된 기저귀 제품을 개발한 ‘대디포베베(Daddy for Bebe)’다. 2016년 롯데그룹 사내벤처 공모전에서 당시 롯데홈쇼핑 직원이었던 전영석 대표가 ‘홀딩밴드형 기저귀’ 아이디어로 대상을 수상하며 창업한 브랜드로, “기저귀를 갈 때 바지를 벗기지 않으면 어떨까?”라는 발상에서 출발해 롯데그룹 1호 사내벤처로 독립했다.

 

 

2023년 흑자 전환 이후 지난해 매출 3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또한 입사 2년차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현재 17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캐릭터 ‘벨리곰’ 역시 롯데홈쇼핑 사내 아이디어의 대표 성공 모델이다.

 

조직 내 창의성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2023년에는 사내 아이디어 토론제도 ‘아이디어브릿지(Idea Bridge)’을 도입했다. 직원이 사내 게시판에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관심 있는 동료들과 팀을 꾸려 토론하고, 이를 실제 사업제안서로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해당 제도는 신사업 발굴뿐 아니라 내부 시스템 개선, 서비스 제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원 주도형 혁신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전호진 롯데홈쇼핑 기획부문장은 “대디포베베, 벨리곰에 이어 엘보틀까지 직원들이 신사업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하고, 관련 교육과 재정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직원들의 신사업 도전을 적극 장려해 직원 개개인의 성장의 기회를 넓히고 미래 혁신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꾸준히 발굴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