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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회장 선거] ‘신영 원클럽맨’ 황성엽, 중소형 출신·홈플러스 사태 '이중 부담'

리테일부터 IB·WM·자산운용·리스크관리 '올라운더 플레이어'
장기투자 인센티브 확대, 연금 정책 개선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편집자 주] 금융투자협회 제7대 회장 선거가 후보자 공모 마감과 함께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연봉·성과금 체계, 전임 회장 예우 등 여러 논란이 겹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ETV는 이어지는 논란 속에서 금융투자협회를 이끌 후보자들의 성향과 이력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FETV=이건혁 기자] 금융투자협회 제7대 회장 선거에 나선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는 38년 경력의 자본시장 전문가로 꼽힌다. 신영증권에서 전 부문을 두루 거친 올라운더지만 중소형사 출신이라는 한계와 MBK-홈플러스 사태는 이번 선거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장에 도전장을 낸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이사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황 대표는 1987년 입사 이후 38년간 신영증권만을 지켜온 ‘신영 원클럽맨’으로 회사와 함께 성장과 위기를 모두 지나온 인물로 평가된다.

 

 

황 대표의 커리어는 한국 자본시장의 현대사와도 맞닿아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한 변곡점을 현장에서 경험했다. 그는 “시장 붕괴와 회복의 전 과정을 직접 부딪치며 위기 국면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평상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배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강점은 리테일·IB·WM·자산운용·리스크관리 등 증권사 핵심 부문 전반을 아우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한 증권사에서 영업부를 시작으로 리스크관리 임원, 자산운용본부장, 법인사업본부장, IB부문장 등을 거쳐 대표이사에 오른 업계 내 보기 드문 풀스택 경력 보유자다.

 

계열사를 통해 부동산신탁 경험도 있다. 신영증권 총괄부사장 시절 신영부동산신탁의 신규 인가를 이끌어냈는데 당시 실무진과 업권 구조와 사업 모델을 두고 면밀히 논의하며 부동산신탁업에 대한 이해도를 쌓았다는 설명이다.

 

업계 네트워크도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황 대표는 지난해 6월부터 업계 CEO 모임인 ‘여의도사장단’의 회장을 맡고 있다. 회원사 표심이 결정적인 금투협 회장 선거 특성상 업계와의 소통 기반을 넓혀온 점은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황 대표의 주요 공약은 장기투자 인센티브 확대와 연금 정책 개선이다. 그는 “미국이 세계 최강이 된 배경에는 빅테크 혁신산업과 투자은행 중심의 자본시장, 그리고 탄탄한 연금제도가 있었다”며 “금융당국과 협력해 국민의 노후자산이 실질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황 대표의 경력은 아쉬운 지점도 남긴다. 신영증권에서만 커리어를 쌓아온 만큼, 대형사 출신 후보들처럼 ‘친정’의 조직력이나 표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로 역대 금투협회장 중 대신증권 출신인 제5대 나재철 전 회장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대형 증권사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었다. 더욱이 당시 나 전 회장의 주요 경쟁 상대 역시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과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 등 중형사·특수계열 출신이었다. 이번 선거와는 경쟁 구도 자체가 달랐다.

 

MBK-홈플러스 사태도 황 대표에게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MBK가 회생신청 직전까지 ABSTB(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해 손실을 투자자에게 전가했다는 의혹이 남아 있는 가운데, 해당 ABSTB의 주관사가 신영증권이었던 점이 논란의 배경이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영증권 대표이사가 금투협회장에 출마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온다.

 

이에 황 대표 측은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오히려 금투협회장을 향한 자신의 비전과 역할론을 강조하는 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금융투자협회의 역할이 기본적인 것에 국한되면 안된다”며 “최근 정부가 은행 중심 자금흐름에서 벗어나 자본시장 기능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금융투자협회가 혁신의 동반자이자 정책 제안자인 ‘국가 성장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헌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