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6 (수)

  • 맑음동두천 2.7℃
  • 맑음강릉 7.6℃
  • 박무서울 3.5℃
  • 구름많음대전 5.5℃
  • 박무대구 3.0℃
  • 연무울산 5.4℃
  • 구름많음광주 7.0℃
  • 맑음부산 6.9℃
  • 구름많음고창 6.4℃
  • 흐림제주 10.3℃
  • 맑음강화 1.0℃
  • 흐림보은 5.0℃
  • 흐림금산 4.9℃
  • 맑음강진군 4.0℃
  • 맑음경주시 5.3℃
  • 맑음거제 7.2℃
기상청 제공


건설·부동산


IPO 앞둔 SK에코플랜트, ‘반도체 CEO’ 카드 통할까

SK하이닉스 출신 김영식 사장 내정…그룹 ‘반도체 중심’ 의지 반영
하이테크·AI 중심 외형 급성장…반도체 밸류체인 완성으로 '밸류업’

[FETV=박원일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내년 7월 IPO 시한을 앞두고 ‘반도체 공정 전문가’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신임 대표로 전격 내정했다. 환경사업을 대거 털어내고 반도체·AI 중심 포트폴리오로 재편 중인 가운데 매출 급증·흑자 전환으로 반등의 계기는 마련됐다. 김영식 체제의 출범은 ‘반도체 종합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완성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SK의 최종 승부수로 평가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5년 10월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12월 22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면 장동현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가 완성된다.

 

 

3분기 실적은 뚜렷한 반등을 보였다. 연결기준 매출 3조2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67억원에서 1574억원으로 돌아서 확실한 흑자를 기록했다. 환경·에너지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정리하고 반도체·AI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한 효과가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환경 자회사 3곳을 KKR에 매각하는 계약(약 1조7000억원)을 체결하고 올해만 22개 종속회사를 정리하며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는 IPO를 앞두고 재무구조를 정비하고 핵심 사업성을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3분기 실적의 가장 큰 동력은 하이테크 부문이었다. 이 부문은 반도체 제조시설 EPC, 산업용 가스(SK에어플러스), 메모리 반도체 판매(에센코어) 등을 포괄하며 SK에코플랜트의 새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테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해 3분기 누적 4조711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솔루션사업(주택·인프라·플랜트)은 매출 2조55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환경·에너지사업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환경사업은 매각 절차에 따라 중단영업으로 분류돼 적자가 이어졌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사업 불균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는 SK에코플랜트가 의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AI 중심 사업 비중이 커질수록 수익구조는 개선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가 내세우는 가장 큰 경쟁력은 단순 건설사가 아니라 이제는 반도체 밸류체인을 수직적으로 통합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12월 편입될 SK머티리얼즈 CIC(사내회사) 산하 4개사를 포함하면 ▲반도체 소재 생산 ▲부품·모듈 공급 ▲팹(Fab) EPC 수행 ▲산업용 가스 공급 ▲AI·클라우드 인프라 구축까지 반도체 생산시설 전 과정이 한 기업 안에 들어오게 된다.

 

특히 건설사 CEO로는 이례적인 ‘반도체 공정 전문가’ 김영식 사장 내정은 이런 전략과 정확히 맞물린다. HBM 양산체계를 구축해 SK하이닉스를 글로벌 메모리 강자로 끌어올린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룹 내부에서도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정체성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인사”로 평가한다.

 

다만 단기 재무 부담은 여전히 크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분기 -4752억원 2분기 -3217억원 3분기 -2705억원으로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존 건설현장의 현금 회수 지연, 조직 재정비 비용, 반도체 투자 확대 등이 겹치면서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도 지난해 말 대비 약 5851억원 감소했고 솔루션·환경 부문 수익성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다. 또한 실적이 급격히 ‘반도체 편중’ 구조로 기울면서 반도체 경기 변동성에 대한 노출도 커지고 있다. 향후 안정적 포트폴리오 보완은 불가피한 과제다.

 

시장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중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 KKR 매각대금이 순차적으로 유입되면 유동성 부담이 완화되고 매각예정자산이 정리되면 재무구조는 눈에 띄게 가벼워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SK머티리얼즈 CIC 편입 이후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소재-제조라인-EPC-AI 인프라’를 모두 보유한 업계 유일의 종합 반도체 플랫폼 기업이 된다. 이는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IPO 데드라인인 2026년 7월이 다가오는 만큼 김영식 신임 사장은 장동현 부회장과 함께 상장 준비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 확실하다. 단기 과제는 현금흐름 정상화, 중장기 과제는 반도체 클러스터 확대 수주 여부가 향후 실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오는 12월 SK머티리얼즈 CIC 산하 4개사를 편입 완료하면 반도체 소재 생산부터 제조시설 EPC(설계·조달·시공)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AI 인프라 분야에서도 국내 최대 규모인 울산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통해 SK그룹 AI 역량 강화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