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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환인제약 승계리뷰] ②오너 2세, 승계 초석된 '부동산 담보' 지분매입

이원범 사장, 36세에 부동산 담보로 '10억 차입'
배당에 근로소득까지, 3.27% 지분취득에 '50억'

[편집자 주] 정신신경용제 전문기업 환인제약의 최대주주가 최근 창업주인 이광식 회장에서 장남 이원범 사장으로 바뀌었다. 한때 경영권을 위협받기도 했지만 드디어 창업주가 환인제약을 인수한지 47년 만에 승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FETV는 그 기간 동안 환인제약의 지분구조 변화를 훑어보고 오너 2세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진단해보고자 한다.

 

[FETV=김선호 기자] 환인제약의 오너 2세인 이원범 사장은 32세인 2006년에 경영지원실장으로 입사해 부친인 이광식 회장과 함께 경영권 위기를 타개해 나갔다. 이후 36세인 2010년 11월 16일에 시간외매매로 환인제약 주식 20만주를 첫 취득했다. 이때 부동산을 담보로 차입한 10억원이 승계를 위한 초석으로 활용됐다.  

 

1974년생인 이원범 사장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에서 MBA를 마쳤다. 이후 미국계 투자기업으로 환인제약의 최대주주가 변경된 2006년 환인제약 경영지원실장으로 입사했다. 당시 창업주인 이광식 회장이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었던 시기였다.

 

경영권 분쟁은 2006년에서부터 2009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광식 회장은 보유 주식 일부와 환인제약 자사주 등을 우리투자증권, 우리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 LIG투자증권 등에 처분하고 이들을 공동보유자로 활용해 경영권을 방어했다.

 

2009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국계 투자기업인 데칸펀드(Deccan Value Advisors Fund L.P.) 측이 제안한 사외이사·감사 선임 건이 부결됨에 따라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결됐다. 이후 데칸펀드 측은 보유한 환인제약 주식을 매도하며 주요 주주에서 제외됐다.

 

이 과정을 거친 후 이원범 사장은 2009년 이사, 2010년 부사장, 2012년 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담당업무도 이사에서는 경영지원실, 부사장에서는 업무총괄, 사장에서는 경영총괄로 넓어졌다. 2012년에는 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로 선임됐다.

 

다만 오너가의 지분율이 여전히 낮았다. 2006년 데칸펀드(20.83%)로 최대주주가 변경됐을 당시 이광식 회장은 20.65%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와 비교했을 때 경영권 분쟁이 종결된 2009년 말 기준 이광식 회장의 18.63% 지분율은 또 다시 경영권 위협에 직면할 수 있었다.

 

같은 기간 환인제약의 자사주는 21.68%에 달했다. 자사주를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는 양상이다. 오너가로서는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 재연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승계와 함께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광식 회장은 주식을 증여하기보다 장남인 이원범 사장이 직접 지분을 취득하도록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원범 사장은 올해 이광식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은 것을 제외하고 과거 네 차례에 걸쳐 주식을 취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으로 주식을 취득한건 2010년 11월 16일이다. 주당 7309원에 20만주를 시간외매매로 매입했다. 2010년에 이원범 사장은 36세로 총 14억6180만원을 투입해 1.09%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공시에 따르면 취득자금은 근로소득과 차입금으로 마련했다.

 

2010년 기준 이사(사외이사 포함)의 1인당 평균 지급액은 2억7734만원이었다. 급여만으로는 해당 지분을 취득할 수 없는 규모였기 때문에 부동산을 담보로 우리은행으로부터 10억원을 차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입기간은 2010년 11월 16일부터 2011년 11월 15일까지였다.

 

2011년 12월에는 1일에 3000주(주당 5910원), 2일에 1만5660주(주당 5853원), 5일에 1340주(주당 5890원)를 장내매수했다. 해당 시기에 총 2만주를 취득하는데 1억1728만원을 투입한 것으로 계산된다. 이로써 2011년 말 기준 지분은 1.18%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2012년에는 장내매수와 시간외매매를 통해 26만주를 취득했다. 같은 해 8월과 9월에 걸쳐 6만주를 장내매수하고 나머지 20만주는 과학기술공제회로부터 시간외매매로 취득했다. 과학기술공제회는 경영권 분쟁 당시 이광식 회장의 백기사로 등장했던 곳 중 하나다.

 

장내매수로 취득한 6만주는 3억9586만원, 시간외매매로 취득한 20만주는 15억3600만원이 들었다. 해당 자금 마련을 위해 이원범 사장은 28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NH농협 등으로부터 18억원의 대출을 일으켰다. 나머지는 근로소득 등 자기자금으로 조성했다고 공시했다.

 

이원범 사장은 2012년에 대표로 선임됐는데 같은 해 등기이사에게 지급된 1인당 평균지급액은 약 3억9200만원이었다. 여기에 2012년 말 기준일로 주당 배당금 250원이 지급됐다. 같은 기간 이원범 사장은 48만주(2.58%)를 보유, 총 1억2000만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근로소득과 배당으로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이자를 감당하며 지속적으로 실탄을 축적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로 선임된 후 8년 후인 2020년 3월 17일에서부터 24일 사이에 12만9067주를 집중 장내매수했다. 이원범 사장이 14억9897만원을 투입해 지분을 대량 매입했다. 이후 지분 변동은 없었다.

 

2013년 초부터 2019년 말까지 주식을 취득하지 않았다는 점과 해당 기간 동안 배당금을 모두 축적했다고 가정하면 약 9억원을 모을 수 있다. 배당금만으로는 2020년에 취득한 12만9067주(14억9897만원)를 취득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하다. 이를 근로소득으로부터 조성했을 가능성도 크다. 

 

보수금액은 5억원 이상에 속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파악할 수는 없다. 다만 배당 수익에 이어 근로소득 중 일부를 투입해 경영권을 사수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0년에서부터 2020년까지 이원범 사장이 3.27%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약 50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물론 초기 지분을 획득하는데 이원범 사장이 34세에 부동산을 담보로 10억원을 차입한 것이 그 시작점이다. 담보로 제공할 수 있었던 부동산을 이원범 사장이 소유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공시에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오너가의 지원이 뒤따랐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