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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동국제강, 안전 투자 63억 축소에 ‘사망사고’ 재발…노동안전 소홀 부각

지난달 22일 인명사고 발생, 3년만에 안전관리 체계 점검 필요성 대두
협력사 재해율 2022년 0.43% → 2024년 1.75% 급등, 직영은 '감소세'

[FETV=이신형 기자] 동국제강이 안전 관련 예산을 재작년 대비 63억원, 약 20% 가량 축소시킨 가운데 최근 또 다시 인명 사고가 발생해 안전관리 문제가 부각됐다. 업계 전반의 노동 안전 리스크가 고조된 환경에서 특히 협력사 중심으로 재해율이 커지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철강업계 전반의 안전사고 실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OSIS(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철강·금속제련업의 2023년 평균 재해율은 0.84%로 전체 제조업 11개 업종 가운데 5위에 해당한다. 철강 산업 특성상 평균적으로 노동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높은 리스크에 동국제강에서도 지난달 22일 포항제철소에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한 명이 트레일러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최삼영 동국제강 대표이사는 사고 발생 다음날 사과문을 통해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근본적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직영 노동자, 2022년 협력업체 직원 사망사고 이후 약 3년만의 인명사고로 동국제강의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됐다.

 

 

동국제강은 올해 발간한 2025 ESG(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안전보건을 중대성 평가 1순위 항목으로 선정하고 ▲‘D-SaFe’ 통합 전산시스템 구축 ▲자동화 공정전환 ▲수급사 자율안전관리체계 지원 등 다양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보건 관련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재해율 지표는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의 20만시간당 총기록사고율(TRIR)은 2022년 0.515명에서 2023년 0.533, 2024년 0.591명으로 3년 연속 상승했다. 직영·사내수급사 통합 재해율 또한 2022년 0.62%에서 지난해 0.71%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는 중대재해를 비롯한 대형사고뿐 아니라 동국제강의 전반적인 안전 수준이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동국제강의 직영 부문 재해율은 2022년 0.73%에서 2024년 0.51%로 감소했다. 반면 협력사(사내수급사) 재해율은 같은 기간 0.43%에서 1.75%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사망 사고가 협력업체 소속을 중심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사 중심으로 안전관리의 구조적 취약성이 노출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안전보건 투자금액 역시 감소 추세다. 동국제강의 안전보건 투자는 2023년 310억원, 2024년 277억원으로 축소됐다. 올해의 경우 약 247억원이 안전보건 예산으로 책정돼 2023년 대비 약 63억원(20.3%)이 축소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재해율 상승과 예산 축소가 동시에 나타나며 안전관리 강화 의지가 실효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동국제강의 경우 올해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어려운 철강업계 전반의 업황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둔화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2조38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587억원으로 전년 대비 48.7% 감소해 뚜렷한 실적 부진을 보였다.

 

종합하면 동국제강은 직영 부문에서는 일정 수준의 사고 감소 효과를 보였지만 협력사 부문에서 사고와 재해율이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안전보건 예산 축소와 협력사 관리 부실이 맞물리며 안전리스크가 오히려 확대되는 상황이다.

 

올해 이재명 정부의 포스코이앤씨發 중대재해 엄벌 기조로 인해 각 기업들의 노동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동국제강의 인명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여부에 해당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