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건혁 기자] 증시 호황 속에 수탁수수료가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그 수혜가 대형은행이 있는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에 더 크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리테일 지형에도 변동이 감지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10개 증권사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총 1조33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9293억원)보다 43.8% 증가했다. 수탁수수료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ETF 등을 사고팔 때 발생하는 위탁매매 수수료를 의미한다. 증권사 리테일 부문의 핵심 수익원으로 국내외 주식 거래에 따른 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수탁수수료 증가 배경에는 최근 증시 호황이 있다. 올해 9월 말일 기준 코스피는 3424.6포인트로 지난해 9월 말일보다 831.3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순매수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6조780억원에서 6조8280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9월에만 해외주식을 27억9000만 달러를 사들이며 해외주식 순매수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리테일 거래가 확대되면서 시장 경쟁도 한층 심화됐다. 올해 3분기 수탁수수료를 통해 산출한 HHI 지수는 1266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82포인트 하락했다. HHI 지수는 시장 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특정 증권사 쏠림이 줄고 시장 점유율이 폭넓게 분산돼 있다는 의미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서는 HHI 지수가 1500 미만이면 ‘집중되지 않은 시장’으로 평가한다.
대형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 수탁수수료는 18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1893억원으로 50.6%, 신한투자증권도 1621억원으로 51.5% 늘었다.
점유율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리테일 강자로 꼽히는 키움증권은 수탁수수료 자체는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9.1%에서 올해 3분기 16.4%로 하락했다. 반면 △KB증권 13.8%→14.2% △NH투자증권 13.5% →14.2% △신한투자증권 11.5%→11.8%로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6위였지만 2분기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이는 모바일 중심의 계좌 개설이 일반화되면서 주거래 은행과 연계된 증권사를 택하는 신규 고객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증시 호황 속에서 리테일 부문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는 서로 고객을 가져오는 경쟁보다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지금까지 무료 수수료 등 경쟁이 치열했지만 앞으로도 관련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