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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의 TSMC’로 진화…슈퍼사이클 2막

AI 수요 급증·공급 제약 겹치며 HBM·DDR5 동시 호황
PO 기반 장기계약·고객 락인 구조로 리레이팅 본격화

[FETV=나연지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의 TSMC’로 진화하고 있다. AI 서버 수요 급증과 공급 제약이 겹치며, 단순 메모리 제조기업에서 고객 맞춤형·선주문 기반의 ‘파운드리형 비즈니스 모델’로 이동 중이다.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DDR5 동시 호황 속에서 수익성과 밸류에이션이 함께 재평가되는 이른바 ‘슈퍼사이클 2막’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은 4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을 26조6038억원, 영업이익을 12조5305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은 47%로, 2026년에는 매출 130조7000억원·영업이익 68조원(OPM 52%)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됐다. 목표주가도 90만원으로 상향됐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재고는 DRAM·NAND 모두 낮은 수준으로, 생산 즉시 판매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수요가 생산량을 웃도는 상황에서 DRAM 신규 증설은 대부분 HBM용으로 집중되고 있다.

 

교보증권은 “HBM 중심의 공급 제약이 장기화될 것”이라며 “고객사와 HBM4 물량·가격이 이미 확정돼 실적 가시성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의 사업구조는 기존 메모리 싸이클에서 한 단계 진화했다. HBM을 계기로 고객사 협업과 기술 신뢰 기반의 생산 구조로 전환되며, 단순 가격 경쟁 산업에서 벗어났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4 공급을 주요 고객사와 사전 계약(PO 기반)으로 확정했다. 이는 과거처럼 ‘더블부킹(중복발주)’이 반복되지 않는 구조로, 고객의 수요가 먼저 결정되고 생산이 뒤따르는 ‘선주문 후생산’ 체계다. 교보증권은 “고객 락인(Lock-in) 구조가 강화되면서 실적의 변동성이 줄고, 메모리 산업이 TSMC형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텔·AMD의 차세대 서버 CPU(‘Granite Rapids’, ‘EPYC Turin’)가 DDR5 전용으로 출시되면서 서버 DRAM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서버 DRAM 수요가 2026년에도 전년 대비 21%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DDR5-only CPU 채택이 본격화하면서 DDR5 수익성이 HBM3E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HBM4·SOCAMM-2 수요가 가세하며 웨이퍼 캐파가 잠식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모든 DRAM 라인이 고대역폭 제품으로 흡수되는 중이며, 일반 DRAM 공급은 더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DRAM 영업이익률이 4분기 67%, 내년에는 70%에 근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SK하이닉스의 구조적 변화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2026년 예상 PER은 8배로, 삼성전자(11배)·TSMC(19배)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고객사 장기계약 기반의 안정적 수익모델과 HBM 중심의 기술 리더십을 감안하면 TSMC형 멀티플 상향이 가능하다”며 “단기 실적이 아닌 구조적 리레이팅 구간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