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10만전자를 돌파하자, 시장의 시선이 공급망으로 옮겨갔다. 한미반도체·이오테크닉스·솔브레인 등 1차 벤더주가 일제히 급등하며 ‘삼성 수혜주’로 재평가되고 있다. 삼성의 몸집이 커질수록, 그를 떠받치는 엔진들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공고해지고 있다. FETV는 삼성전자의 성장 뒤에서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는 협력사들의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
[FETV=나연지 기자] 삼성전자의 HBM4 전환이 본격화되며 식각(Etching) 공정의 안정성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HBM4·EUV용 실리콘 파츠(Electrode·Ring)를 공급하며, 플라즈마 균일도를 유지해 미세공정 수율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2008년 설립된 반도체 식각(Etching) 부품 전문기업이다. 창립 초기 ‘하나실리콘텍’으로 출발해 삼성전자·세메스 등에 실리콘 전극(Electrode)과 링(Ring)을 공급하며 성장했다. 2013년 사명을 ‘하나머티리얼즈’로 변경했고, 2019년 가스사업부를 매각하며 반도체 부품 단일 사업 구조를 완성했다.
최대주주는 하나마이크론으로, 지분 약 40%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이 패키징·테스트 등 후공정을 담당하고, 하나머티리얼즈는 전공정의 식각용 실리콘 부품을 공급한다. 두 회사는 각각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에 납품하며, HBM4 공정 확산에 따른 밸류체인 내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반도체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실리콘(Si) 및 실리콘카바이드(SiC) 부품이다. Electrode는 플라즈마 균일도를 유지하며 가스를 안정적으로 분사하고, Ring은 플라즈마를 일정하게 유지해 정전척(ESC)을 보호한다. 두 제품 모두 일정 주기로 교체되는 소모성 핵심부품으로, 미세공정 수율과 직결되는 영역이다.
2025년 상반기 실적은 매출 1227억원, 영업이익 173억원, 순이익 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7%, 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4.1%로 업종 평균(10%대 초반)을 상회했다. 내수 매출 비중은 58%, 수출은 42%로, 주요 고객은 삼성전자·세메스(국내)와 램리서치·AMAT(북미)다.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다. 총자산 5657억원, 부채비율 55%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79억원이다. CAPA(생산능력) 확충 투자로 현금성자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HBM4·EUV 공정 대응 투자 효과는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실제 증권가에선 하나머티리얼즈의 2024년 4분기 매출액은 674억원(YoY +45%, QoQ +7%), 영업이익은 126억원(YoY +156%, QoQ +4%)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바일·PC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제조사의 보수적인 NAND 생산 기조가 이어지며 식각 부품 수요는 정체된 반면, DRAM 선단공정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의 중국 내 NAND 라인 전환으로 하이브리드 SiC 링 공급 물량이 일시 감소했지만, HBM4·HBM5 전환에 따른 식각 파츠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머티리얼즈는 단결정 실리콘 잉곳 성장부터 정밀가공, 세정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일관공정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납기와 품질을 모두 통제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 공정 맞춤형(Custom) 부품 생산이 가능하다.
업계는 HBM4·EUV 공정 확산으로 식각 부품의 균일도와 내열성 요구가 높아지면서, 하나머티리얼즈의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재-가공-세정 통합 역량을 기반으로 HBM5 및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에서도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