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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


[삼성SDS 이준희호 출항 1년] ①잘나가던 물류 대신 AI·클라우드 중심 체질 전환

2022년 역대 최다 매출 기록…물류 매출 부문 성장 기반
영업이익 효율↓·변수↑ '약점'…AI·클라우드 중심 사업축 강화 추진

[편집자 주] 황성우 전 대표이사 취임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어온 삼성SDS는 지난해 이준희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했다. 이준희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시리즈 개발과 5G 상용화 등을 주도한 디지털 전문가로 IT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온 삼성SDS의 방향성과 맞닿은 인물로 평가된다. 취임 1년 차를 맞은 올해 FETV는 이준희 대표 체제의 그동안의 행보를 살펴보고자 한다. 

 

[FETV=신동현 기자] 지난해 11월 삼성SDS는 황성우 전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이준희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리더십 교체를 단행했다. 삼성SDS는 물류 부문 호조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낮은 매출 효율과 해외 시장 불확실성 등 구조적 한계를 이유로 이준희 대표를 중심으로 IT 중심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5G 주역’ 이준희 대표 선임…AI·클라우드 중심 리더십 구축

 

삼성SDS는 작년 11월 28일 이준희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을 삼성SDS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했다

 

이 대표는 1969년생으로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전기·전자공학과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정보통신기술(ICT)전문가’로 꼽힌다.

 

2006년 삼성전자 DMC연구소로 합류한 뒤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SW)개발그룹장과 기술전략팀장, 네트워크사업부 개발팀장과 전략마케팅팀장 등을 역임하며 기술 리더십과 경영 역량을 입증했다. 삼성 내부에서 스마트하고 업무 이해가 빠르다는 평이다.


특히 이 대표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서 기술 혁신과, 세계 최초 5G 통신망 상용화 등의 성공 노하우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5G vRAN(기지국 가상화 기술)을 주도해 미국 버라이즌 등 글로벌 통신사업자로부터 대형 수주와 기술 대응을 했다. 무선통신 분야에 정통한 이 사장이 통신과 소프트웨어(SW) 및 AI가 활발히 융합하는 최근 ICT 환경에서 삼성SDS의 새로운 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다져 나갈 적임자라는 평가였다.


이 대표가 새로 취임할 당시 삼성SDS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클라우드 사업과 디지털 플랫폼을 내세운 물류 사업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회복하는 추세였다. 취임일이었던 2024년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1.3% 증가한 3조5697억원, 영업이익은 31.0% 증가한 252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IT서비스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약 33.1% 늘어난 2229억원, 물류 부문은 16.9% 증가한 299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영업이익률은 7.1%, IT서비스 부문 영업이익률은 13.7%를 기록했다.


당시 이정헌 삼성SDS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2024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관계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성형 AI 도입과 클라우드 전환 핵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향후 전략을 밝혔다.


◇물류 매출 증가로 역대 최다 매출 달성…효율 및 안정성↓

 

당초 업계에서는 황성우 전 대표의 연임을 유력하게 점쳤다. 황 전 대표가 2021년 취임한 이후 삼성SDS의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했기 때문이다.

 

그가 대표이사로 부임하기 전인 2020년 삼성SDS의 매출은 11조174억원 수준이었으나, 이듬해 13조6300억원으로 상승했다. 2022년에는 17조2347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후 2023년 13조2768억원, 2024년 13조8282억원으로 2022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취임 전 평균 10조원대 매출에 비하면 약 30% 이상 성장한 수치다.

 

성장세의 핵심은 물류 부문이었다. 2021년부터 물류 사업의 외형이 빠르게 확대된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팬데믹으로 인한 운임 급등이 있었다. 해상·항공 운임이 급등하며 수익성이 개선됐고, 첨단 IT 기반의 디지털 물류 서비스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고객 기반도 빠르게 늘었다.

 

삼성SDS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 스퀘어’를 중심으로 견적·계약·추적 등 물류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 등 신성장 산업 관련 물동량이 급증하며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거점의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또 단순 운송을 넘어 컨설팅·통합공급망관리(SCM) 등 부가가치 물류 서비스(4PL)를 제공하면서 영업이익률 개선에도 속도를 냈다.

 

이에 따라 2020년 5조7029억원이던 물류 부문 매출은 2021년 7조9928억원, 2022년 11조2666억원으로 2년 만에 약 2배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51%에서 2022년 65%로 확대됐다.

 

 

다만 매출 대비 수익성은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물류 부문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면서도 영업이익률이 2%에 못 미쳤다. 2022년 일시적으로 2.4%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연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7%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환경적 변수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2022년 11조원을 넘어섰던 물류 매출은 2023년 7조5999억원으로 1년 만에 약 36% 급감했다. 팬데믹 기간 급등했던 운임이 정상화되며 물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자체가 위축됐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반도체·IT 기기 물동량 감소가 삼성SDS의 물류 실적을 직접적으로 끌어내렸다.

 

이에 삼성SDS는 IT 부문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황 전 대표는 클라우드와 AI 중심 신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기업용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생성형 AI와 하이퍼오토메이션(업무 자동화) 분야에서 자체 플랫폼 ‘FabriX’와 ‘Brity Copilot’을 선보였고 글로벌 및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확대했다.

 

또 Brightics AI(통합 AI 분석 플랫폼), ERP, RPA 등 디지털 전환 및 비즈니스 자동화 솔루션을 강화해 삼성 계열사와 외부 대기업의 IT 혁신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고도화와 데이터 분석·보안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며, 생산성과 신뢰성을 중심으로 한 IT 사업 경쟁력 제고에 힘썼다.

 

 

이에 따라 2020년 6조3625억원 수준이던 IT 부문 매출은 2024년 7조7175억원으로 4년 만에 약 21.3%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삼성SDS가 IT 부문에 집중하게 된 배경은 ‘물류 중심 성장의 불안정성’이었다. 팬데믹 특수로 급성장했던 물류 매출이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익성과 매출 안정성이 동시에 흔들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출 효율이 낮다는 구조적 한계까지 겹치며, 회사는 클라우드·AI 기반 IT서비스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삼성SDS는 기술 리더십과 통신·AI 분야 경험을 두루 갖춘 이준희 대표를 선임해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함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