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아이에스동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회사 흡수합병에 나서며 경영 효율화와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부진과 과거 개발 방식의 변화로 다수의 법인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복잡한 자금 운용 구조를 단순화해 사업 추진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아이에스동서는 10월 들어 자회사 합병을 다시 단행하며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 ‘엠엘씨’(MLC)와 ‘티와이건설’을 흡수합병을 완료한 데 이어 23일에는 ‘부산블루코스트’ 합병 계획을 공시했다.
부산블루코스트는 2024년 말 현재 자산 207억원, 부채 200억원을 가진 회사다. 자산의 대부분은 유형자산(토지)이며 부채의 대부분은 아이에스동서로부터 차입한 장기차입금이다. 최근 2년간은 매출이 아예 없었다.
이번 부산블루코스트 합병은 10월 24일 계약 체결 후 2026년 1월 1일을 합병기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이에스동서가 발행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어 합병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 방식으로 추진된다. 회사 측은 “완전 자회사 합병을 통해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성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며 “재무나 영업 측면에서의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이에스동서는 10월 1일자로 엠엘씨와 티와이건설을 흡수합병했다. 엠엘씨는 부산 용호동 일대 공동주택 개발을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아이에스동서의 자금 지원 아래 꾸준히 부지를 매입하며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왔다. 최근 부산시 주택건설사업 공동위원회 심의에서 조건부로 사업심의가 통과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 단계에 접어들자 모회사가 직접 관리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합병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티와이건설 역시 부동산 개발을 위해 2015년 설립된 계열사였으나 실질적인 사업이 장기간 중단돼 있었다. 이들 두 법인의 합병으로 아이에스동서는 계열사 관리 부담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간소화할 수 있게 됐다.
두 회사의 흡수합병은 지난 6월 26일 합병이사회 결의 후 6월 27일 합병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소규모합병 반대의사표시 접수 및 채권자 이의 제출기간 종료를 거쳐 합병승인 이사회 결의를 하고 10월 1일(합병기일)자로 절차가 마무리됐다.
합병 후 존속회사인 아이에스동서는 소멸회사인 엠엘씨와 티와이건설 발행주식 전부를 소유하고 있어 신주를 발행하지 않았다. 합병 신주를 발행하거나 자기주식을 이전하지 않는 무증자 합병이므로 합병 전후로 발생하는 대주주의 지분변동도 없다.
이처럼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계열사 정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동서건설과 영풍파일을 흡수합병했으며 올해 7월에는 2차전지 부문 계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자회사 BTS테크놀로지 지분(79.2%)을 아이에스에코솔루션에 매각했다.
이로써 2차전지 사업은 아이에스에코솔루션 중심으로, 환경 사업은 환경에너지솔루션과 인선이엔티 중심으로, 건설·부동산·콘크리트 사업은 본사 중심으로 각각 재편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련의 조치를 단순한 ‘경영 효율화’ 이상의 전략적 의미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강화로 과거 공공택지 사업에서 활용되던 ‘벌떼 입찰’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여러 개의 법인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동시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자 자회사 간 반복적인 자금 지원 절차를 줄이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합병 배경에 대해 "일련의 합병은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며 ”100% 종속회사와의 합병으로 지분 변동은 없다. BTS지분 매각 및 부산블루코스트 합병은 환경계열 사업 수직 계열화와 기존 중복된 건설사업 계열사를 줄여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