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삼성전자와 TSMC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반도체 업황 회복세를 입증했다. AI 기대감이 아닌 실제 수요와 실적이 주가를 이끄는 ‘펀더멘털 랠리’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D램 가격이 약 13%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부문 적자 폭도 예상보다 줄었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기대감이 아니라 업황 개선에 기반한 펀더멘털한 움직임”이라며 “연말까지도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상향될 것”이라고 밝혔다. D램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어 4분기 실적 모멘텀도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 역시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미국 팹 가동 확대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이 있었지만, HPC(고성능 컴퓨팅)과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에 힘입어 3나노 등 최선단 공정 비중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매출과 총이익률(GPM)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며, 다음 분기 가이던스도 상향 조정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반도체 산업의 회복세 진입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고, DDR5·HBM3E 등 고부가 제품의 출하 비중이 늘면서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TSMC는 HPC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격차를 벌리고 있다. AI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3나노 등 최선단 공정의 가동률이 상승했고, 엔비디아·AMD 등 주요 고객사의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수요가 본격적으로 기업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의 호실적이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의 회복 기대를 키우고 있으며,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이 동시에 늘어나는 구간에서는 협력사 실적도 동반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반도체 랠리는 기대감이 아닌 실적이 입증한 회복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에서는 AI 테마 중심의 상승세가 실적 기반 사이클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연말까지도 주가 흐름이 견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