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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부동산신탁사 점검] 코리아신탁, 신탁계정대 급증에 ‘자산건전성 발목’

신탁계정대 2년새 5.7배↑…고정이하자산비중 19.0%→69.7%
나신평·한기평 잇단 신용등급 하향…단기간 내 이익회복 가능성↓

〈편집자 주〉 국내 부동산신탁업은 14개사가 경쟁하는 427조원대 시장으로 단순 담보관리에서 개발형·책임준공형 신탁까지 외연을 넓혀 왔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 규제 강화로 업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부동산신탁업의 현주소와 각 사별 전략·리스크·전망을 심층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FETV=박원일 기자] 코리아신탁이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신탁사업장에 투입된 자금 규모가 급증하면서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들도 기업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회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리아신탁은 2004년 1월 건축설계·감리업을 주업으로 하는 청인건축사사무소로 설립됐다가 2009년 3월 건축설계·감리업의 사업부문을 양도하고 4월 사명을 새한자산신탁으로 변경했다. 2009년 12월 부동산신탁업 본인가를 득한 후 영업을 시작했고 2010년 2월에 사명을 ‘코리아신탁’으로 재차 변경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이현섭 외 1인’(지분율 54.45%)이며 경남·광주·아이엠·전북은행이 각 9%씩 총 36%를 보유 중이다.

 

 

코리아신탁은 계속된 부동산 경기 악화 영향으로 외형과 이익 모두 줄었다. 2024년 영업수익은 567억원, 영업이익은 -22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수익은 30.3%, 영업이익은 200.9%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192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170억원) 대비 212.9% 급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가 코리아신탁의 재무구조를 흔들고 있다. 차입형 및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에 투입된 자금, 즉 ‘신탁계정대’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자산건전성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신탁의 신탁계정대는 2022년 말 433억원에서 2025년 1분기 기준 2470억원으로 약 5.7배 급증했다. 신탁계정대란 신탁사가 사업비 마련을 위해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자금을 의미하며 회수 가능성이 낮은 고위험 자산으로 평가된다.

 

자산건전성의 악화는 곧바로 재무지표에 영향을 미쳤다. 고정이하자산은 2022년 말 128억원에서 올해 1분기 2038억원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요주의이하 자산은 229억원에서 2221억원으로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에 따라 고정이하자산 비중은 같은 기간 19.0%에서 69.7%로 약 3.7배 늘었다. 이는 신탁계정대 대부분이 회수 가능성이 낮은 위험 자산으로 전락했음을 의미한다. 총위험액이 커짐에 따라 코리아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같은 기간 945.7%에서 564.1%로 급락했다.

 

 

이 같은 상황은 외부 평가기관의 등급 판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모두 지난 6월 코리아신탁의 기업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기업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기업어음 등급을 ‘A3+’에서 ‘A3’로 한 단계씩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부동산 경기 부진 장기화로 인해 수익성 회복이 단기간에 어려울 것”이라며 “신탁계정대 확대, 책임준공확약부 사업장의 대손비용 상승, 자본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2023년 말 543억원이었던 순고정이하자산(고정이하자산-대손충당금)은 올해 1분기 말 1232억원으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신탁계정대도 2배 넘게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도 2023년 -7.0%에 이어 2024년 1분기에도 -3.8%를 기록해 연속 적자 상태를 나타냈다. 사업장 관련 대손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신탁계정대 투입 증가로 차입부채와 조달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2년 하반기부터 책임준공확약부 관리형토지신탁 수주가 감소함에 따라 영업수익이 감소하고 있고 부진한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경우 단기 내 영업수익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코리아신탁은 관리형 토지신탁 수주를 줄이고 PF 대출 한도와 잔액을 줄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미착공 상태인 사업장도 다수 존재해 향후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이 높아 재무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영업수익 반등 여지는 크지 않다”며 “시공사들이 대부분 신용등급이 낮고 원가 부담이 커 재무위험이 높은 만큼 개별 사업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