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BNK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빈대인 현 회장의 연임 도전이 가시화된 가운데 경쟁 후보군에도 관심이 모인다. 후보로는 내부 승진과 외부 발탁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BNK금융은 과거 외부 출신 회장을 배출한 전례가 있어 이번 인선에도 외부 인사 기용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다.
우선 내부에서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BNK부산은행·BNK경남은행·BNK캐피탈 최고경영자들이 잠재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다만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는 빈 회장이 발탁한 인사로 분류돼 경쟁 구도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한 경남은행장은 올해 취임해 임기 초반이라는 점에서 인선 경쟁에 직접 거론되기에는 시기상 이르다는 분석이다.
외부 후보군으로는 2023년 BNK금융 회장 선임 당시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과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이 거론되고 있다. 김윤모 부회장은 은행·증권·캐피탈·사모펀드(PEF) 등을 두루 거친 자본시장 전문가로 당시 회장 인터뷰 과정에서 글로벌 사업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행장은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를 자산 규모 기준 국내 10위권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BNK금융은 이사회에서 정한 최고경영자 경영 승계 계획에 따라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후보군 관리와 관련된 실무 지원은 이사회 지원 부서인 이사회 사무국이 담당하고 있다.
이사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후보군 자격요건 검증 및 역량 강화 프로그램 이행 실적 등을 점검하고 있다. 지주 육성 후보군 10명에 대해 ▲경영관리 역량 강화 ▲대외교섭 능력 강화 ▲경영기법 습득 등 역량 강화 프로그램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제6차 이사회에서 내부 후보군을 6명으로 압축했다.
이사회 사무국 관계자는 "당초에는 모든 계열사 최고경영자를 상시 후보군에 포함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범위를 주요 자회사로 축소했다"며 "규모와 경영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보군을 10명에서 6명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외부 후보 발굴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선정한 두 곳의 서치펌(외부 추천기관)을 통해 진행된다. 각 기관의 추천을 거쳐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후보군을 확정하고 있다. 외부 후보의 경우 서치펌의 브리핑을 통해 최고경영자의 자질과 역량을 심층적으로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임추위가 추석 직전인 지난 1일 회의를 열고 후보자 접수 기간을 2일부터 16일까지로 짧게 정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다른 후보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사회 사무국은 최고경영자 상시 후보군을 선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이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은 인사는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낙하산 인사나 충분한 검증·육성이 이뤄지지 않은 후보가 갑자기 영입되면서 발생했던 폐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해당 제도는 국내 모든 금융지주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사회 사무국 관계자는 "이번 절차는 상시 후보군을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별도의 공모 절차를 거친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구성된 후보군에게 동일하게 통지를 하고 지원서를 작성하도록 했기 때문에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한편 BNK금융 임추위는 상시 후보군을 대상으로 지원서를 접수받아 지난 16일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했다. 이후 서류심사와 평판 검증 등을 거쳐 오는 12월 초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압축한 뒤 발표와 심층 면접 등을 통해 차기 회장 후보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과거 인선 절차를 고려하면 최종 후보는 오는 12월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빈 회장의 경우 경영승계 절차 개시 후 최종 후보자 확정까지 총 67일이 소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