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정부가 지난달 29일부터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던 LCC(저비용항공사)의 업황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 LCC는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항공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계절적 비수기와 운임 하락이 겹쳤고 지난해 말, 올해 초 여러 항공 사고로 인해 LCC 기피 현상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LCC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보유한 제주항공은 활주로 이탈 사고로 항공편이 줄면서 영업손실 7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에어부산 역시 기내 화재 사고 여파로 영업이익이 29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67.4% 감소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국내 대표 LCC 4사 실적 [자료 각사 반기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0/art_17593728366719_c57ab8.png?iqs=0.14495275447267897)
상반기 실적을 보면 제주항공 매출은 7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 감소했다. 티웨이항공은 메출이 8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113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진에어는 매출 7239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 83.9% 줄었고 에어부산은 매출 42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이 시작되며 LCC 업황 회복의 신호탄이 켜졌다. 하나증권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7월 중국인 입국자는 60만명으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이는 사드 사태 이후 최대치로 사드 이전인 2016년 월평균 67만명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지속적인 관광 수요 증가가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효과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 2026년 상반기에는 2016년 수준 회복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중국' 노선 수요도 양방향 모두 증가세다. 업계에 따르면 7월 기준 한국인의 중국 여행객 수는 전년 대비 44% 늘었고 중국인의 방한객 수도 17% 증가했다. 전체 여객 규모는 약 25% 증가한 수준이다. 중국인 방문객 수가 한국인 여행객 수의 약 2배에 달해 무비자 시행 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LCC 업계는 일본·동남아 노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중국 노선 확대를 새로운 수익 노선과 업황 회복의 기회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가장 많은 43대의 항공기를 운용하며 중국 14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전체 노선 61개 중 22.9%가 중국 노선으로 중국인 관광객 수요 유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항공사로 평가된다.
![2025년 상반기 기준 국내 대표 LCC 4사 중국 취항지 현황 [자료 각사 반기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0/art_17593728245759_9a3ef8.png?iqs=0.39981616954472354)
티웨이항공은 4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며 전체 59개 노선 중 6개(10.2%)가 중국 노선이다. 현재 중국 노선 비중은 적지만 항공기 규모가 제주항공 커 향후 중국발 노선 확장 여력이 높다는 평가다. 진에어 역시 59개 노선 중 6곳이 중국 취항지로 나타났다. 단거리 중심의 일본·동남아 노선에 집중돼 있어 중국 노선 비중은 낮다.
에어부산은 전체 30개 노선 중 7개(23.3%)가 중국 취항지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 거점 공항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중국발 수요를 확보해 무비자 입국 시행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LCC중 하나로 꼽힌다.
항공업계는 내년 상반기 한중 노선 여객 수요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CC가 중국 노선 비중을 늘릴 경우 일본·동남아 노선에 집중된 공급을 분산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전체 취항지 대비 중국 취항지 비중이 높아 중국발 여객 회복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