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정밀진단 플랫폼 기업 엔젠바이오가 최근 서울시 성수동에 위치한 협성빌딩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코스닥 상장 이후 줄곧 적자경영이 이어지면서 관리종목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사옥을 확보해 임대수익을 창출하고 자산가치를 상승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엔젠바이오는 최근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2가 278-27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협성빌딩)을 신영부동산신탁으로부터 237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양수목적은 사옥 확보 및 임대수익 창출, 자산가치 상승 기대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협성빌딩 전경 [사진 네이버지도 거리뷰 캡처]](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0/art_17593614239326_015311.jpg?iqs=0.008782252460984852)
양수금은 자기자금과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마련한다. 엔젠바이오로서는 그동안 적자가 누적되면서 결손금이 745억원에 달하는 만큼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양수금 대부분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양수금액은 지난해 연결기준 자산총액 대비 72.03%를 차지하는 규모다.
엔젠바이오는 2020년 12월 기술성장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했고 상장 3년 후인 2023년까지 관리종목 지정 유예를 받았다. 이후에는 10억원 이상의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넘는 상황이 3개 연도 중 2회 해당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우선 2024년 연결기준 법차손이 143억원으로 자본총계(177억원) 대비 80.6%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른 대응이 절실했고 올해 상반기 동안 유상증자를 진행해 95억원을 유입시켰다.
![엔젠바이오가 지난해 발표한 성장 전략 로드맵 [자료 엔젠바이오 2024년 IR]](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0/art_17593611544312_2410e4.jpg?iqs=0.4967084418632227)
또한 자본잠식에 있는 미국법인 NGeneBioAI, INC를 중단영업으로 분류했다. 해당 법인이 보유한 실험실표준인증(CLIA)랩 시설과 질병 단백질체 인공지능(AI) 플랫폼 및 연구용역 사업을 양도함에 따른 결과다. 이를 통해 손실 규모를 줄이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 법차손은 61억원을 기록했다. 만약 하반기에도 같은 수준의 법차손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자본총계(올해 상반기 177억원) 대비 법차손 비율은 69.3%를 기록한다. 이러한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면 엔젠바이오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신용거래와 대용증권 사용이 금지되고 일정 기간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이후 개선이 되지 않으면 상장 적격성 실질 검사 과정을 거쳐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엔젠바이오로서는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개선됐다. 그러나 이러한 수준만으로는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를 벗어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본업인 정밀진단 시약 및 분석 SW 판매 사업 이외의 수익이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차입으로 실탄을 마련해서까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협성빌딩을 양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이를 통해 사옥을 확보하고 임대수익을 얻게 되면 그만큼 기타수익이 증가해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다.
![협성빌딩 양수도가액에 대한 현대회계법인 적정성 평가 의견 [자료 엔젠바이오 공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1040/art_17593617802196_1e2989.jpg?iqs=0.7350884107010242)
또한 향후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산 규모가 증가하게 되면 이에 따라 자본총계도 늘어나게 된다. 엔젠바이오로서는 이러한 수익 구조를 형성해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를 최소화하거나 제거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엔젠바이오가 양수하기로 결정한 협성빌딩에 대해 현대회계법인이 평가한 감정액은 364억원이다. 엔젠바이오의 인수가액 대비 34.84%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감정액 대비 36.84% 인하된 가격에 협성빌딩을 인수하기로 계약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