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현원 기자] 한국신용데이터가 이끄는 소호은행이 금융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주주의 자본력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발목을 잡았다. 소호은행은 미비점을 보완해 재도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4개 컨소 모두 탈락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 ▲소소뱅크 ▲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개 컨소시엄 전부가 예비인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금융위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각 분야별 민간 전문가 10인으로 구성한 외부평가위원회를 통해 4개 컨소시엄에 대한 예비인가 심사에 나섰다. 이번 심사에서 외부평가위원회는 기존 금융산업·리스크관리·내부통제·IT·법률·회계·소비자 분야 전문가 7인에서 신용평가모형 등 기술평가강화를 위해 신용평가·핀테크 분야 전문가 3인을 추가로 보강해 구성됐다.
심사 결과 외부평가위원회는 4개 컨소시엄이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기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외부평가위원회의 의견은 금융감독원에 전달됐고, 금융감독원은 이를 감안해 예비인가 불허 내용의 심사결과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금융위원회도 최종적으로 4개 컨소시엄에 대한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에서 금융위는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혁신성 포용성, 실현가능성 등을 중점 평가했다고 밝혔다. 예비인가의 문턱을 넘지 못한 4개 컨소시엄에 대한 평가에도 자금조달성의 안정성, 실현가능성 등이 미흡한 점으로 지적됐다.
금융위는 주요 질의응답(Q&A)를 통해 “외부평가위원회 평가 및 금융감독원 심사결과 4개 신청인 전반적으로 자금조달의 안정성과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 등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금융위는 “신청인 사업계획상 주대상 고객의 신용도·상환능력 등을 감안 시 충분한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하나 대주주의 자본력이 미흡하고 주요주주가 초기자본금 및 추가 출자 관련 ‘투자확약서(LOC)’가 아닌 ‘조건부투자의향서(LOI)’만 제출하는 등 충분한 자본 조달 가능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했다.
◇한국신용데이터, 지난해 적자 폭 확대…영업손실 381억
3곳의 시중은행을 주요주주로 구성하고, 예비인가 접수 당시 기자 간담회를 여는 등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던 소호은행 역시 고배를 마시게 됐다.
소호은행에 대해 외부평가위원회는 소상공인 금융 기회 확대, 기술기업의 금융접목 혁신성 등은 긍정적이나 대주주 자본력과 영업지속가능성·안정성이 다소 미흡하다는 의견을 냈다. 소호은행의 대주주인 한국신용데이터의 자본력이 충분하지 못하고 판단한 것이다. 영업지속가능성과 안정성도 대주주 자본력과 연관돼 미흡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소호은행 컨소시엄 주주 구성. [자료 한국신용데이터]](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1733272763_cc75f8.jpg?iqs=0.6866372001679606)
금융위 관계자는 “소호은행의 취지가 소상공인 대출 중심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을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며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 사례를 감안하면 대주주 자본력 자체가 뒷받침을 못한다고 평가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심사기준 및 절차’를 통해 자금조달 안정성 확보와 사업계획 실현가능성 제고 등을 보완과제로 제시했었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자본금, 추가 자본조달 경과 등을 감안해 안정적 자금조달 가능성 등을 심사하겠다는 것이 기본방향 중 하나였다.
대주주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자금공급 능력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인가 이후 자본확충 과정에서 대주주의 자체 자금 등으로 일정수준 이상의 지분율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한지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주요주주의 경우 추가 자본조달계획, 유동성 공급 등 관련 주주 납입확약서 제출 시 개별 주요주주의 자금 조달방안도 명시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신용데이터는 소호은행 컨소시엄의 주요 주주로 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3개사를 주요주주로 합류시키며 자본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또 주요주주의 초기자본금과 추가 출자와 관련해서도 LOC를 받아 진행했다.
다만 33.5%의 지분율로 소호은행 대주주로 있는 한국신용데이터의 적자 폭이 최근 확대된 점이 부정적 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생긴다.
한국신용데이터가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해 연결 기준 3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 커진 실적이다. 당기순손실 역시 467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 폭은 28.7%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한국신용데이터가 재차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도전에 나서기 위해서는 대주주 자본력 미흡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주 구성 역시 재구성해야 한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컨소시엄 예비인가 결과 발표 이후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미비점을 보완해 재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회사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담담하게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었다”며 “끝까지 해내야겠다는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