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석 기자] “ETF 분배금은 기업 배당이 아닙니다. 단기적으로 고분배를 쫓는 것은 결국 원금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부사장)는 18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TIGER ETF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고분배 커버드콜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을 지적했다.
![18일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부사장)가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FETV]](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1646422207_8a703b.jpg?iqs=0.9878365741146301)
커버드콜 전략은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해당 자산의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구조다. 기초자산이 횡보할 때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상승 시에는 수익률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옵션 매도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상승 참여율을 높이는 이른바 ‘2세대 커버드콜’ 상품이 인기를 끌었으나, 과도한 분배 경쟁으로 원금 훼손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 김 대표의 지적이다.
김 대표는 “국내 커버드콜 ETF의 평균 분배율이 17%에 달하지만 이는 세금을 내기 위한 현금 인출을 ‘배당’으로 오해한 결과”라며 “투자자가 단기 현금흐름에 현혹되면 복리 효과가 훼손되고, 장기적으로는 원금 축소라는 치명적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윤경호 본부장 "고분배 커버드콜 ETF, 코스피 5000가도 원금 반토막 날수 있어"
윤경호 전략ETF운용본부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신규 상장 예정인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ETF’와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위클리커버드콜ETF’를 소개하며 “적절한 분배율은 7%뿐”이라고 못박았다.
윤 본부장에 따르면, 실제 코스피200의 지난 2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약 8% 수준이지만, 최근 국내 커버드콜 ETF의 평균 분배율은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윤 본부장은 “옵션 매도 비중을 높여 연 15~20% 수준의 높은 분배금을 제공하면 단기적으로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코스피 5000시대가 와도 원금이 반토막 날 수 있다”며 “(분배율이) 7% 수준이어야만 시장 상승을 80~90%까지 추종하면서 장기 현금흐름과 원금 성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버드콜 ETF에서 연 15~20% 분배율을 유지하려면 옵션 매도 비중을 크게 늘려야 하는데, 이 경우 지수 상승분을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윤 본부장은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커버드콜 ETF의 분배율을 20%로 가정한다면, 코스피가 2030년까지 5000포인트로 우상향하더라도, ETF 원금은 1만원에서 6080원 수준으로 줄어든다”며 “결국 원금을 지키려면 코스피가 8000~9000포인트까지 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18일 윤경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이 미래에셋센터원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커버드콜 ETF 분배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FETV]](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1649439846_b93962.jpg?iqs=0.21114809409895197)
이어 “50대 투자자의 평균 금융자산 2억원을 기준으로 7% 분배율이면 월 120만원의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고, 국민연금과 합산하면 은퇴 생활비 300만원을 충족할 수 있다”며 “7%가 ‘지속 가능한 은퇴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삼성자산운용이 앞세우는 고분배 월배당 커버드콜 ETF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출시하며 연 15% 수준의 목표 분배율을 내세웠고, 해당 ETF는 출시 9개월 만에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래에셋이 안전한 7% 분배율을 내세워 ‘고분배=고위험’ 프레임을 강화한 것”이라며 “커버드콜 ETF 분배금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