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석 기자] 현대차증권이 대형 증권사를 제치고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난 3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금액으로 차세대 회계·감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 인력 확충에 힘써온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첫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 선정
12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에 따르면, 전일 현대차증권은 KB금융지주·KT&G와 함께 첫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증선위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감사위원회가 설치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지정감사를 받는 기업 약 700여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 분야는 ▲감사기능 독립성 ▲감사기구 전문성 ▲회계·감사시스템 실효성 ▲감사인 선임 절차 투명성 ▲자체 노력 ▲외부 표창 ▲사회적 물의 등 7개 영역이며, 세부 항목은 17개다. 선정된 3사는 모두 1000점 만점에서 기준 점수인 800점 이상을 충족했으며, 우수기업 지정으로 감사인 자유선임 기간도 기존 6년에서 9년으로 늘어나 장기간 안정적 감사인 선임이 가능해졌다.
현대차증권은 ▲회계·감사지원조직 구성원의 전문성 ▲회계시스템 고도화 노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회계·감사지원조직 구성원의 평균 경력이 20년을 넘을 정도로 숙련도가 높다는 점과 차세대 원장시스템 구축 등 회계시스템 고도화 노력이 평가위원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주주반발 샀던 유증으로 회계시스템 고도화
현대차증권이 우수 지배구조 기업으로 선정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회계시스템 고도화는 배형근 대표가 지난해 11월 단행한 대규모 유상증자에서 비롯됐다. 당시 시가총액에 맞먹는 16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였고, 발행주식의 약 95%에 달하는 신주가 발행되는 구조라 소액주주의 반발로 난항을 겪었지만, 배 대표가 제시한 성장 전략과 밸류업 계획에 힘입어 구주주 청약에서 초과 청약이 발생하며 무리 없이 성사됐다.
회사는 지난 3월 보통주 발행을 통해 1620억원을 조달했으며, 당시 이 중 620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에, 1000억원은 통합원장·회계시스템 재구축 등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설자금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체 조달액의 절반가량인 820억 원을 이미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유상증자 당시 1000억 규모 시설자금(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용계획 [자료 현대차증권 증권신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7/art_17575718424355_695656.png?iqs=0.5074003540709443)
또한 감사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회계·재무 전문가를 배치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내부 회계·감사지원조직은 업계 평균을 웃도는 경력을 보유한 인력으로 채워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내부회계 관리자인 양영근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5.5년, 회계담당 임원 이승기 상무는 24.5년의 회계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증권은 내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데이터 웨어하우스(DW) 연계를 지원하는 차세대 회계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동시에 회계결산 프로세스에는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적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 내부감사 기능 고도화, 윤리·컴플라이언스 문화 정착을 꾸준히 추진해왔다”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투명한 회계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