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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노란봉투법 리스크 점검-반도체] 삼성·SK, 협력사 ‘직접 교섭’ 변수 생기나

HBM 증설 겹친 노란봉투법, 생산 차질·원가 압박 이중 리스크
수천개 협력사 vs 노조 99%…반도체 ‘직접 교섭’ 시대 오나

[FETV=나연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라인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2026년 초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협력사와 노조와의 교섭이 증설 일정과 겹치면서 생산 차질과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불법 쟁의행위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증설 구간에는 외주 인력이 대거 투입되는데 ▲안전설비 설치 ▲야간·주말 근무 ▲교육 이수 의무 등이 교섭 의제로 오를 경우 공사비와 납품단가가 상승할 수 있다. HBM은 엔비디아·AMD 등 글로벌 고객사 공급 일정과 직결돼 있어, 교섭 지연이나 파업 발생 시 CAPA(생산능력) 램프업 속도가 늦어지고 라인 셧다운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2024년 ESG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협력사 수가 2503곳으로 SK하이닉스(1806곳)보다 많다. 협력망이 넓은 만큼 제도 변화에 따른 원청 책임 부담이 클 수 있다. 다만 근로손실재해율(LTIFR)은 0.022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는 LTIFR이 0.02로 유사하지만 산재사고 1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천·청주 사업장 노조 가입률이 99%에 달해 사실상 전원 조직 구조로, 교섭 과정에서 발언권이 강력하다.

 

삼성전자는 노조 가입률을 공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2019년 노조 출범 이후 불과 5년 만에 조합원 수가 약 2만9944명으로 늘어 3만명에 육박했다. 가입률(%)이 공개되지 않아 SK하이닉스와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상반기 매출 153.7조원, 영업이익 11.4조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3.4% 줄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매출 39.9조원, 영업이익 16.7조원으로 각각 38.2%, 99.3% 증가했다. 이익률 격차는 향후 노조 교섭과 안전투자 요구에 대한 대응 여력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는 협력사 수와 노조 조직력이 향후 노동 리스크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협력사가 많을수록 원청 관리 부담이 커지고, 노조 조직력이 강할수록 원가와 일정 압박이 커진다.

 

삼성전자는 협력사 규모가 크지만 수익성이 약화된 상황이라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고, SK하이닉스는 실적 체력이 탄탄하지만 강력한 노조 조직력이 교섭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은 당장 충격보다는 불확실성과 관리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증설 구간과 교섭 구간이 겹칠 경우 CAPA 램프업 지연, 공사비·납품단가 상승 등 실제 공급망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