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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클래식카 변천사 한눈에…500만명 다녀간 ‘삼성 모빌리티뮤지엄’

클래식카존 전시 해설 체험
기술 발전·전쟁 거치며 진화

[FETV=장기영 기자] 경기 용인시에는 모빌리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대형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최근 누적 관람객 500만명을 돌파한 ‘삼성화재 모빌리티뮤지엄’(이하 모빌리티뮤지엄)이다.

 

1998년 5월 ‘삼성화재 교통박물관’으로 개관한 모빌리티뮤지엄은 2023년 8월 클래식카에서 모빌리티로 테마를 확장해 재개관한 이후 관람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2층 클래식카존에서는 세계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 ‘벤츠 특허차 레플리카’부터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속 타임머신으로 유명한 ‘들로리언 DMC 12’까지 진귀한 클래식카의 변천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500만번째 관람객을 맞이한 모빌리티뮤지엄을 직접 찾아가 시대별로 변화하는 클래식카의 성능과 디자인에 대한 도슨트의 해설을 들어봤다.

 

 

◇말 없는 마차(1880년대~1900년대)

 

커다란 앞바퀴가 인상적인 자전거가 맞이하는 클래식카존 입구에는 1886년 세계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로 특허를 받은 ‘벤츠 특허차 레플리카’(이하 벤츠 특허차)가 놓여 있었다.

 

마차와 자전거가 섞인 듯한 벤츠 특허차는 오늘날 자동차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내연기관의 원리만큼은 시대와 관계없이 동일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도슨트는 “단기통 엔진이 수평으로 설치된 벤츠 특허차는 플라이휠을 시계 방향으로 돌려 시동을 걸었고 좌석 좌측 레버를 밀면 전진, 당기면 멈췄다”며 “변속기가 없기에 후진 기능도 없어서 뒤로 가려면 운전자가 내려서 밀거나 크게 돌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작이 어려운 데다 출력은 마차만 못해 당시 사람들은 실용성을 인정하지 았았지만, 1888년 칼 벤츠의 부인이 두 아들과 함께 개량형 특허차를 타고 100km가 넘는 친정집을 하루 만에 이동해 마차를 대체할 이동수단으로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태동과 양산(1910년대~1920년대)

 

발걸음을 조금만 옮기자 비로소 자동차다운 외관을 갖춘 ‘포드 모델 T’(이하 모델 T)가 눈에 들어왔다.

 

모델 T는 1912년 포드의 컨베이어 벨트 도입과 함께 대량 생산된 최초의 자동차다. 실제 1908년 출시 당시 연간 1만대였던 생산량은 1914년 연간 20만대로 급증했다.

 

도슨트는 “모델 T의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해 1923년 200만대를 기록했고, 동시에 누적 생산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며 “대량 생산은 저렴한 가격으로 이어져 출시 당시 825달러였던 판매가는 1920년 260달러까지 내려갔는데, 이는 포드 노동자의 4개월치 임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델 T는 외관이 검은색인 점이 특징인데, 이는 대량 생산으로 판매가를 낮추면서 가장 빨리 마르는 검은색으로만 도색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낭만과 전쟁(1930년대~1940년대)

 

이어 대비되는 디자인의 1933년식 ‘부가티 T49 프로파일’과 1946년식 ‘알파 로메오 6C 2500SS’가 나란히 서 있는 전시장에서는 1·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거치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자동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도슨트는 “부가티는 예술품 같은 모델들을 출시하면서 전간기 유럽의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았고, 경주에서 두각을 드러내 20세기 초반 모터스포츠에 족적을 남겼다”며 “타입49는 경주용 8기통 시리즈 마지막 모델로 3년 동안 470대가 생산됐는데, 오늘날 70여대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또 “1차 세계대전 중 군수 생산에 동원됐던 알파 로메오는 전후 자동차 생산을 재개했지만 이어진 경기 침체로 파산 위기를 맞았다가 국제 경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이를 통해 정부의 투자를 유치해 명맥을 이었다”며 “6C 2500SS는 6C 스포츠카 시리즈 마지막 모델로 직렬 6기통 DOHC 엔진이 탑재돼 출시 당시 세계에서 비싸고 빠르기로 손꼽혔다”고 강조했다.

 

 

◇위기와 극복(1970년대~1980년대)

 

마지막으로 영화 속 한 장면을 옮겨 놓은 듯한 별도의 공간에서 마주한 것은 1981년 생산된 ‘들로리언 DMC 12’(이하 들로리언). 1985년 개봉한 ‘백 투 더 퓨처’에 타임머신으로 등장해 미래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호평받았던 자동차다.

 

들로리언은 출시 당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능과 가격으로 혹평을 받으며 출시 2년만에 단종됐지만, 이후 영화의 성공으로 두터운 팬층이 형성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도슨트는 “들로리언이 당초 구상한 자동차는 미래 지향적이고 안전하며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스포츠카였지만, 스테인리스 보디는 쉽게 더러워지고 걸윙 도어는 물이 새는 등 낮은 품질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잊혀질 일만 남았던 자동차의 운명을 바꾼 것은 한 편의 영화였고, 영화가 크게 성공해 시리즈로 이어지면서 팬층이 형성됐다”며 “이 점은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