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전에서 대우건설이 삼성물산에 아쉽게 패했다. 비록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파격적인 사업 조건과 총력전에 힘입어 조합원 절반 가까이 표심을 확보하며 강남권 정비사업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 삼성물산은 403표(54%), 대우건설은 335표(45%)를 얻었다. 총 68표 차로 승부가 갈린 이번 경쟁은 2020년 반포주공 3주구 재건축 이후 5년 만에 성사된 양사 재대결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대우건설은 개포우성7차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시절인 2020년 7월부터 시공사 선정 총회까지 1865일간 사업 성공을 위해 발로 뛰며 노력해왔다. [사진 대우건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1876133034_63b4c4.jpg?iqs=0.9093259832141046)
당초 정비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가 일단 우세했다. 브랜드 인지도와 자금력, 과거 시공 경험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특히 초고급 주거지로 꼽히는 강남권 재건축 사업에서는 삼성물산이 ‘래미안’ 브랜드를 앞세워 독보적 지위를 유지해 왔고 대우건설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정면 승부를 택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표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예상을 뒤집는 접전을 이끌어냈다. 최종 승리는 삼성물산에게 돌아갔지만 대우건설이 보여준 위세는 향후 정비사업 시장에서 잠재력을 입증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 이례적인 ‘총력전’을 펼쳤다. 김보현 사장이 직접 현장을 찾고 합동설명회장·홍보관도 방문해 조합원들에게 직접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대우건설이 제안한 조건은 반드시 지키겠다”며 “품질·비용·안전 모든 부분에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 조건과 사업안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우건설은 ‘필수사업비 금리 CD+0.0%’, ‘조합원 분담금 100% 입주시 납부(최장 6년 유예)’, ‘HUG 보증수수료 부담’ 등 기존 재건축에서는 보기 힘든 조건을 제시했다.
그 외 공사비 인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물가상승 18개월 유예’ 조항도 포함시켰고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방식으로 공사비 지급 조건도 제안했다. 아울러 조합이 제시한 도급계약서를 100% 수용해 시공사 선정 즉시 계약체결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책임준공확약서’를 통해 불가항력 사유를 제외한 어떤 상황에서도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기한 내 준공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적 건축가와의 협업을 통한 단지 고급화 구상도 눈길을 끌었다.
!['써밋 프라니티' 조감도 [사진 대우건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1876537516_efcd47.jpg?iqs=0.96427297526408)
이 같은 노력은 조합원 절반 가까이의 마음을 얻는 성과로 이어졌다. 조합원 절반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었다는 점은 단순한 ‘善戰(선전)’을 넘어선 의미가 있다. 1강 체제 속에서 ‘대항마’로서 존재감을 입증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브랜드 파워가 결정적이었지만 대우건설이 이번에 보여준 제안과 뒷심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며 비록 패했지만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아쉬움을 딛고 다른 정비사업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단순히 경쟁자가 아닌 ‘위협적 경쟁자’임을 입증했다”며 “향후 서울 주요 사업지에서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