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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엑세스바이오 미스터리] ②최대주주 팜젠, 상폐 시 ‘최소수익 1527억’

시장가치 하락 속 유입된 현금 보유로 자산가치 상승
최초 지분취득 대비 차익 실현, 시장보다 높은 장부가액

[편집자 주] 코로나19 진단키트로 호황을 누렸던 엑세스바이오가 상장 폐지 위기에 놓였다. 30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보유하고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아 생긴 결과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의 입장까지 부재한 상태다. FETV가 엑세스바이오를 둘러싼 의문을 살펴보고 그 실마리를 찾아 보고자 한다.

 

[FETV=김선호 기자] 팜젠사이언스(이하 팜젠)는 관계사 엑세스바이오가 상장 폐지될 경우 시장가치가 아닌 장부가액으로 지분가치를 산정해 최소 1527억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엑세스바이오 주가가 하락했지만 반대로 순자산가치는 높아졌기 때문이다.

 

팜젠(옛 우리들제약)이 엑세스바이오 지분을 인수한 건 2019년이다. 이후 2020년 팜젠의 최대주주가 김수경 우리들병원 전 회장에서 에이치디투자조합으로 변경됐다. 에이치디투자조합은 박희덕 팜젠 부회장이 대표조합원을 맡고 최대주주로 한의상 팜젠 회장이 자리했다.

 

지분으로 보면 한의상 회장-에이치디투자조합-팜젠-엑세스바이오로 이어지는 구조다. 다만 팜젠은 엑세스바이오의 지분 24.31%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사로 인식했다. 종속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팜젠의 연결기준 실적에 엑세스바이오가 포함되지 않는다.

 

 

팜젠은 2019년 249억원을 투입해 엑세스바이오 917만1729주(지분 27.31%)를 취득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창업자 최영호 엑세스바이오 대표와 김을형, 이재욱, 이두원 씨가 보유한 구주 265만9000주를 매입하고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651만2729주를 취득하는 형태였다.

 

주당 평가액을 산술평균종가로 3901원으로 책정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율 약 42%를 적용한 가격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팜젠으로서는 엑세스바이오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의약품과 진단키트의 동시 판매를 통한 시너지 확보가 주요한 투자 목적이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엑세스바이오가 코로나 진단제품에 대해 미국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판매에 돌입하면서 실적이 수직 상승했고 이에 따른 효과가 발생했다. 엑세스바이오가 최대 매출이 발생한 2022년 팜젠은 보유한 지분에 대한 시장가치로 1119억원을 인식했다.

 

특히 코로나 진단제품 판매로 대규모 수익이 엑세스바이오에 유입됐고 이로써 자산가치도 높아졌다. 이에 따라 팜젠은 보유한 엑세스바이오 주식에 대한 장부가액을 2022년 1796억원으로 반영했다. 이때에 장부가액이 시장가치보다 높아졌다.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2년은 엑세스바이오의 자산가치와 시장가치가 엇갈리게 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점차 사라진 반면 보유한 현금성자산으로 자산가치는 높아진 시기다. 

 

엑세스바이오에서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 등이 진행되면서 팜젠이 보유한 지분율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24.31%로 2019년 대비 3%포인트 낮아지기는 했다. 다만 순자산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장부가액이 높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2024년에 보다 뚜렷해졌다. 엑세스바이오가 2023년 초 299억원 가량의 결산배당을 실시하면서 순자산이 소폭 감소하기는 했다. 그러나 2024년 팜젠이 보유한 엑세스바이오 지분의 장부가액은 오히려 2023년 대비 7% 상승한 192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시장가치는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2024년 말 기준 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낮아졌다. 최대주주인 팜젠으로서는 엑세스바이오를 상장사로 유지시킬 필요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팜젠이 인식한 엑세스바이오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은 1775억원이다. 여기서 지분 최초 취득금인 249억원을 제외한 차익은 1527억원이다. 시장가치(494억원)로 차익을 계산하면 246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팜젠으로서는 엑세스바이오의 지분이 24.31%로 완전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나머지 7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 등이 결집하면 과반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의식해 팜젠 측에서 엑세스바이오 상장 폐지 위기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상장 폐지되고 나면 엑세스바이오는 상장사로서 공시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른 혜택은 최대주주인 팜젠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