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태영건설이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다섯 계단 상승하며 20위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자산 매각·부실 PF 정리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흑자 전환 등 경영 정상화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건설 경기 전반의 침체로 올해 상반기 실적은 다소 부진해 워크아웃 졸업 시점은 유동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 2조3296억원으로 지난해 24위에서 19위로 뛰어올랐다. 2023년 16위였던 순위가 워크아웃 후 24위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다시 2년 만에 20위권 안으로 복귀한 셈이다.
![태영건설 시공능력평가액 [사진 대한건설협회 공고 자료 참조]](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1050680752_5b53b9.jpg?iqs=0.29560177937730814)
세부 항목을 보면 ‘실적’은 지난해보다 약 1100억원 증가한 반면, ‘기술’은 약 830억원 하락했고 ‘신인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마이너스(-) 2802억원까지 떨어졌던 ‘경영’ 평가액이 올해는 0원으로 회복돼 전체적으로 약 3100억원 증가하며 순위가 상승했다.
태영건설의 순위 회복은 워크아웃 과정에서 대규모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태영그룹은 국내 1위 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비트를 IMM 컨소시엄에 약 2조700억원에 매각한 것을 비롯해 여의도 사옥(2251억원), 블루원 루나엑스 골프장(1956억원) 등을 잇따라 처분했다.
이처럼 재무구조 개선·PF사업장 정리를 통해 재무 리스크를 줄이고 있는 태영건설은 최근 공공공사와 정비사업 등 안정적인 수익원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올해도 대형 공공공사 수주 성과를 기록하며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체질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의정부 장암6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청주 다목적 실내체육관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5월 ‘동탄 제11고 외 3개 학교 신설 공사’, 6월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이설공사’도 따냈다.
7월 들어 ‘부산항 진해신항 컨테이너부두 1-1단계 축조공사’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을 포함해 ‘광명시흥 B1-3BL·S1-10BL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8월에는 ‘킨텍스 앵커호텔 건립사업’ 실시설계적격자 선정, ‘부산항 진해신항 남측 방파호안 1-1공구 축조공사’ 수주 등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잇따른 공공공사 수주는 입찰 대응력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방어 및 내부 영업망 정상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임에도 시공능력평가와 제안서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토목·건축본부의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상반기 실적을 포함한 재무성과는 다소 부진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199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4367억원보다 약 16% 줄었다. 영업이익도 720억원에서 454억원으로 약 37% 감소했다.
![태영건설 2025년 상반기 실적 및 재무 현황 [사진 전자공시 반기보고서 참조]](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1051053347_14fec7.jpg?iqs=0.09012915881528905)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156억원 흑자에서 올해 113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상반기 중 PF충당부채전입액(322억원)과 이자비용(690억원), 그리고 채무면제손실(630억원) 발생 등의 영향이 컸다. 순이익 적자에 따른 자본 감소는 부채비율을 다시 증가시켰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720%에서 올해 1분기 말 769%로 700%대를 유지했으나 2분기 들어 918%로 다시 높아졌다.
이처럼 태영건설은 부채비율이 아직까지 높은 수준이고 지방 미분양 사업장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은 향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분양시장도 수도권이나 지방 핵심지를 제외하고는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워크아웃 졸업 시점을 섣불리 점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경영 정상화는 PF 사업장 구조조정 성과에 달려 있다며 분양시장 회복이 더딘 만큼 워크아웃 졸업은 그만큼 유동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주가 상승에 따른 채무면제 손실을 비롯해 PF사업장 관련 손실 등 현금 지출이 수반되지 않는 회계상 손실의 영향이 크다”며 “안정적인 수주를 기반으로 손익개선을 이루어 나가는 한편, 기업개선계획에 따라 우발부채를 비롯한 주채권의 출자전환과 자구계획에 따른 자산매각·고정비 감축을 지속 달성해 나감으로써 재무건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