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업이 운영하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양성기관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올해로 개교 32주년을 맞았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신(新)경영’을 선언한 1993년 문을 연 안내견학교는 현재까지 총 308두의 안내견을 분양해 시각장애인들에게 빛을 선물했다. 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진정한 복지사회에 대한 꿈을 꺾지 않았던 이 회장의 혜안과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삼성화재는 이 같은 이 회장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안내견 양성과 인식 개선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생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방문해 안내견을 보살피고 있다. [사진 삼성화재]](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1047550218_060cbd.png?iqs=0.28132822317751593)
삼성화재는 26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개교 32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은 안내견학교를 설립한 고 이건희 회장의 정신을 기리고,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 자원봉사자 등 각계각층의 노력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지난 1993년 9월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설립됐다. 같은 해 6월 삼성의 대대적 변화를 이끈 신경영 선언 직후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학교 설립은 복지사회에 대한 이 회장의 혜안과 신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회장은 미발간 에세이 ‘작은 것들과의 대화’를 통해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며 “비록 시작은 보잘것없지만 이런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진정한 복지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일원으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강한 의지에서 시작된 안내견 사업은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 분양으로 본격화됐다.
이후 32년간 정부와 국회, 지자체, 자원봉사자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활발한 안내견 양성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라는 성과를 낳았다.
안내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법률이 개정됐고, 사회화 훈련인 퍼피워킹과 은퇴·부모견 돌봄 봉사에 참여한 가구는 누적 2800가구를 넘어섰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양성한 안내견. [사진 삼성화재]](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5/art_17561048685563_911656.jpg?iqs=0.5256714426373281)
이러한 각계각층의 노력 속에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매년 15두 내외의 안내견을 양성해 현재까지 총 308두를 분양했으며, 이 중 85두가 활동 중이다.
이날 기념식에서도 새로운 안내견 8두의 분양식과 안내견 생활을 마친 은퇴견 5두의 은퇴식이 진행됐다.
이번에 분양된 안내견 중 ‘태백’은 시각장애인 파트너 국민의힘 김예지 국회의원의 네 번째 안내견으로 국회에서 함께 활동하게 됐다.
기념식에 참석한 김 의원은 “지난 32년간 안내견들은 파트너의 눈이 돼주고 가족이자 든든한 친구로 함께해 왔다”며 “안내견들과 파트너들의 여정이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앞으로도 시각장애인들이 안전하고 독립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안내견 사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안내견학교의 지난 32년은 자원봉사자와 정부, 지자체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하나된 걸음으로 노력했기에 가능했다”며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안내견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